한양 재건축, 20일 입찰 마감...올해 수주고 선두 대결 전망
포스코 '오티에르' 현대 '디에이치' 적용...수주전 치열할 듯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을 놓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중 어느 건설사가 수주를 따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동시에 이번 수주 결과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왕좌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 여의도 한양아파트./사진=서동영 기자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행을 맡은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3만6363㎡ 면적에 지하 5층~최고 56층, 4개 동 총 956가구를 지을 예정인 해당 단지는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입찰 공고문에 특정 건설사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문구가 포함돼 논란이 일면서 이를 취소하고 다시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하는 건설사는 '여의도 재건축 1호 단지 시공사'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서울시 신통기획에 선정된 한양은 여의도 15개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다. 한양을 따내면 여의도 나머지 단지 수주에서도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많은 대형건설사가 한양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맞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각사 모두 각오가 만만치 않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한양 아파트 수주를 기원하는 출정식까지 열며 각오를 다졌다.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우며 한양을 여의도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7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현대건설은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등 서울 곳곳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주요 단지를 수차례 건설한 경험이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7월 출시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적용을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3.3㎡당 780만 원 수준의 파격적인 공사비를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내 정비사업장의 공사비는 3.3㎡당 800만 원 이상, 심지어 900만 원대까지 책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00만 원대 공사비는 한양 조합원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이다.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아파트를 짓는 데 공사비를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를 따내기 위해 지키지 못할 무리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가 그만큼 서울 랜드마크 단지 수주가 절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새 하이엔드 브랜드를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중요 단지를 꾸준히 수주할 필요가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오티에르를 처음 적용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단지는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경쟁을 벌인 곳이다. 현대건설은 조합의 편파적인 운영을 주장하며 막판에 철수했고 결국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를 따냈다. 하지만 이번 한양 재건축 입찰에서는 현대건설이 지난번처럼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수주전은 올해 정비사업 1위 자리 향방을 가늠한다는 의미도 있다. 12일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조594억 원으로 정비사업 수주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1조5804억 원이다. 포스코이앤씨로서는 선두를 굳힐 기회이고 현대건설로서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찬스인 셈이다. 

때문에 이번 수주전이 상당히 뜨거울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전은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끝까지 가봐야 할 것"이라며 다가올 입찰 결과의 향방을 쉽게 점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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