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페널티킥(PK)을 도둑맞았다. 명백한 파울 상황이었는데 주심이 그냥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판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러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6경기 만에, 3무 2패 뒤 거둔 첫 승리였다.

한국은 조규성이 넣은 헤더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데, 사실 2-0 승리를 할 가능성도 있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 상황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 손흥민(가운데)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심판의 납득하기 힘든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얻을 기회를 놓쳤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 35분 조규성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으로 드리블해 들어갔다. 다급해진 사우디 수비수 하산 탐박티가 태클로 저지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발이 걸려 넘어졌다.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으로 보였지만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고 외면했다. 손흥민은 땅을 치며 억울해했다.

이 경기는 친선경기여서 비디오판독(VAR)을 실시하지 않았다.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았으니 이 장면은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지수가 끓어오른 가운데 언론들도 이 판정의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 경기  후 "손흥민은 페널티킥 기회를 노골적으로 박탈 당했다. 심판이 페널티킥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무런 판정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 프리미어리그 심판 앤디 매들리가 경기 주심이었다"고 주심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으로 잘못된 판정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데일리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뉴캐슬과 상징적인 관계로 인해 이 경기장(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다)에서 A매치를 주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PIF(국부펀드)가 뉴캐슬의 지배적인 소유주"라며 이 경기에서 사우디에 홈 어드밴티지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 역시 손흥민이 페널티킥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을 재조명했다. 이 매체는 "앤디 매들리 심판이 손흥민의 페널티킥 상황을 거부한 것은 기이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블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도 "뉴캐슬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뉴캐슬은 이번 A매치 친선경기의 홈 구장 개최에 따른 상당한 수수료를 받는다"며 뉴캐슬과 사우디 국부펀드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결국 이번 '손흥민 PK 실종 사건(?)'에 대해서는 현지 언론들도 사우디에 홈 어드밴티지를 줬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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