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 뉴스팀]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6자회담 불발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이날 직접 기자회견을 연 것은 6자회담 등 대화가 재개되지 못하는 이유를 미국 측에 전가하고 자신들의 핵개발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 대사는 중국 베이징(北京) 북한 대사관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을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논하는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28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6자회담 불발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YTN 방송화면

지 대사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해 1월 29일 이후 1년 6개월 만이며 미국·일본·중국·프랑스 등 베이징 주재 각국 취재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지 대사는 회견에서 "우리의 핵 억제력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핵위협과 적대시 정책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써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흥정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날로 더해가는 핵전쟁 침략 위협에 대처해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우리는 이미 핵 보유를 법화(법제화)했고 우리의 핵 타격 수단은 본격적인 소형화·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다"라고 주장했다.

지 대사는 "대화가 열리지 못하는 기본 원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있다"며 6자회담 등이 열리지 못하는 원인도 미국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1950년대부터 남한에 핵무기를 끌어들여 세계 최대의 핵무기 전초기지로 만들었고 남조선과 함께 해마다 각종 북침 합동 군사연습을 발광적으로 하고 있다"며 한미의 합동 군사훈련과 작전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또 "미국이 우리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부각시키는 것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남조선에 끌어들여 아무 때나 우리나라와 주변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대화재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미국은 대화가 못 열리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해서는 "자주적인 핵 활동권을 인정받고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장기간 노력을 통해 이란이 이룩한 성과로 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실정이 이란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