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배우 송강호가 '거미집'을 "상징적인 우화"라고 표현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송강호는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의 주연으로 활약한 송강호. 언어와 국가를 뛰어넘어 표정만으로 전 세계인을 납득시키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만으로도 한국 현대 영화사가 되는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또 한 번의 센세이셔널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영감을 줬던 송강호는 처음으로 카메라 뒤의 감독을 연기한다.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거미집'의 김감독은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계속해서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는 영화감독이다. 


   
▲ 사진=영화 '거미집' 스틸컷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던 김감독은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으로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계획한다. 그러나 바뀐 대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들과 검열 당국의 방해, 제작자의 반대 등 온갖 악조건이 재촬영을 방해하지만 걸작을 향한 욕망과 집념으로 촬영을 감행한다.

송강호는 "영화에서 김 감독의 욕망 때문에 모두 모여 좌충우돌하고 결말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배우들의 욕망도 드러난다. 욕망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사람들을 상징하는 우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속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관점도, 표정도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보는 사람에 따라 김 감독의 얼굴은 만족스러운 표정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쉬움과 미진함의 표정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영화를 볼 때마다 김 감독의 표정이 달라보일 것 같다"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 속 결말을 귀띔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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