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지난달부터 20조원↑…"10월 대형주 반등확률 높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테마주에 집중하는 단타 장세에 점점 더 몰입해 가는 모습이다. 최근엔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따라 로봇 테마와 각광받고 있지만 템포가 워낙 빨리 추격매수로 수익을 내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빚을 내 투자에 돌입하는 ‘빚투’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미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테마주에 집중하는 단타 장세에 점점 더 몰입해 가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20조4594억원에 달한다. 코스피에서 10조6012억원, 코스닥에서 9조8582억원에 쌓였다. 아울러 작년 말 16조5186억원과 비교하면 약 24%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20조원을 초과하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8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테마주 장세였다는 점이다. 올해 내내 꾸준히 상승하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지난 8월부터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이 흐름은 9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수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거침없는 테마주 장세가 일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두드러진 테마만 나열해도 2차전지·로봇·반도체·초전도체·맥신·식량·비료 등 수도 없이 많다. 이 많은 테마들이 극단적으로 짧은 템포로 변경되면서 등락을 반복한 것이 지난 한 달 반가량의 장세 특징이었다. 특히 초전도체 테마 같은 경우 서남·신성델타테크 같은 종목들이 짧은 시간에 강하게 폭등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지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올해 하반기 무렵엔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또 다시 추가상승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에서 에코프로나 포스코 계열사들의 주가 향방이 증시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한다면 미국 역시 올해 상반기는 엔비디아가 전체 흐름을 지배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주가는 현재 500달러 벽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한 모습이고, 금리인상 압박은 엔비디아뿐 아니라 모든 빅테크 업체들에겐 좋지 않은 뉴스다. 

결국 미국발 기준금리 불확실성이 시장의 분위기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고, 그런 가운데 한국 증시 또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시점을 고르지 않고 망설임 없는 ‘빚투’에 돌입했다는 것이 현시점 장세의 요약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장세가 추석 연휴 전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연휴 이후에도 테마주보다는 대형주 위주의 반등 확률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전환기이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가중치가 달라지는 변화를 반영해 10월엔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지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대형주 매수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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