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액이 최대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액이 최대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김상문 기자


한국기업평가 정효섭 책임연구원은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 8곳을 포함한 총 23개사의 PF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책임연구원은 사업장별 부도율, 회수액 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분석을 거친 결과 전체 증권사의 PF 손실액은 2조3000억∼4조1000억원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대형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손실 비중이 2∼4% 수준에 그치겠으나, 중·소형사는 이 비중이 9∼14%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여 재무 부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PF로 기간을 좁히면 증권사들의 손실 규모는 1조4000억∼2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책임연구원은 "브릿지론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과중할 것"이라며 "비우호적인 PF 업황이 지속할 경우 영업이익 대비 상당 수준의 PF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대형사는 PF 외에도 해외 대체투자, 기업금융 등의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위험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4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6% 수준이다. 이 가운데 본 PF는 16조8000억원, 브릿지론은 8조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본 PF(18조3000억원)는 감소하고 브릿지론(7조1000억원)은 늘어났다. 브릿지론 엑시트(회수) 지연과 대형 증권사의 우량 정비사업 대상 브릿지론 실행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시공사는 대체로 신용도가 A등급 이상이거나 도급 순위 60위 이내의 업체들로 구성돼 준공 관련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으나, 분양률 80% 미만인 익스포저가 전체의 81%를 차지해 분양 관련 위험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작년 말 130조3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후 정체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2021년 말 0.37%에서 지난해 말 1.19%, 올해 6월 말에는 2.17%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2021년 말 1.22%, 지난해 말 2.06%에서 지난 6월 말 4.61%로 급등 추세다다.

김태현 한기평 실장은 "금융권의 부동산 PF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급격한 부실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는 위험의 이연을 통한 연착륙 과정일 뿐 내재한 위험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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