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계 배터리 우위 유지·中 앞서는 LFP 개발 '투 트랙'
'폭풍 성장' ESS 경쟁력 강화…기술 고도화 집중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중국에 맞서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본격 수행하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을 필두로 기존 삼원계(NCM·NCA) 배터리(리튬이온배터리) 성능 향상 및 가격 경쟁력 확보,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우위 유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삼원계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망간을 첨가한 LMFP배터리 개발을 조속히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배터리 업계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K-배터리사들과 저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중간 지대인 보급형 배터리 시장에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한 배터리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번 충전에 6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인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다소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SK온과 삼성SDI에서 LFP 배터리를 넘어선 LMFP 배터리를 1~2년 안에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중국과의 점유율 점유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UP, CATL 넘는 LFP배터리 개발 중

최근 글로벌 배터리 동향은 중국산 LFP배터리의 점유율 확대로 리튬이온배터리와 양분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차세대 배터리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는 각각의 목적과 용도에 맞는 저·중·고가 시장으로 다원화해 성장할 전망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향상이 다소 정체기에 돌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 원료 다변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지난 3월 인터배터리2023에 참가한 배터리3사 부스./사진=조성준 기자


최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화학과 박문정 교수·김보람 박사팀은 화재위험이 없고 200번 재사용이 가능한 전고체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광물 확보에 직접 투자해 원가를 낮추는 시도도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박석준 에코프로 이노베이션 부사장은 최근 SNE리서치가 개최한 '2023 KABC 컨퍼런스'에서 "원광이라든지 또는 중간 가공품을 가공하고 특히 리튬 같은 경우도 광석이라든지 광물들에 직접 투자하고 기술 개발을 하는 것이 앞으로 양극재에서 핵심 요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양극재 공급과정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도 과거에는 원광을 가공한 황산니켈이나 황산코발트를 구입해 썼지만 밸류체인 구조 변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국내 배터리 3사는 LFP 배터리 개발에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전기차(EV)용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기술연구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개발 목표는 CATL의 LFP배터리보다 고성능 배터리로 설정하고 있다.

삼성SDI도 LMFP(리튬, 망간, 철, 인산염) 방식의 LFP 계열 배터리 출격을 준비 중이다.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3대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3'에서 해당 기술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SK온은 국내 3사 중 LFP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온은 이미 LFP배터리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영하 20도 수준의 저온에서도 배터리 성능 손실을 줄이는 신개념 LFP배터리 연구개발(R&D)에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2026년 경 국산 LFP배터리가 중국산 LFP배터리를 성능 면에서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ESS 시장 수성해 배터리 주도권 지속

중국이 LFP배터리에서 치고 나왔지만 배터리 분야의 또 하나의 축인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에너지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급성장 중이다. 2021년 110억달러(한화 14조5101억 원) 규모에서 2030년 2620억달러(345조 6042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ESS) 모습./사진=삼성SDI 제공


국내 3사 중 ESS 분야 전통적 강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조원은 3조 원을 투자해 총 16GWh 규모의 ESS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양산이 목표다.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삼성SDI도 ESS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삼성배터리박스(SBB)'를 공개하는 등 ESS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SK온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도 개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FP배터리의 가능성이 확인됐고, 삼원계와 더불어 배터리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삼원계 배터리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LFP배터리를 뛰어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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