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에 침묵…"언급할 사안 아냐"
이균용 대법원장 인준투표 관건…이재명 영장발부 여부도 주목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국이 최고조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시계 제로'의 혼돈 상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동시 가결되면서부터다.

이날 민주당이 발의한 '안동완 검사 탄핵소추안'까지 통과되면서, 당장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부터 시작해 국정감사에 이르기까지 여야 간 '강 대 강' 극한대치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안 역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입장은 당분간 국회 이슈와 최대한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21 /사진=연합뉴스

우선 윤 대통령은 총리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 해임 건의는 1987년 개헌 이후 구속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4차례 사례가 있었으나,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사상 최초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 주도다. 현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의 해임 건의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세번째다.

앞서 대통령실은 야당의 총리 해임 건의에 대해 "정치공세로 인식한다"며 "윤 대통령이 수용 불가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박진 장관과 이상민 장관 모두 대통령실 전언 형태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또한 같은 형태로 대응할 전망이다.

   
▲ 김진표 국회의장이 2023년 9월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하루이틀 사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이다.

뉴욕 현지에서 순방 일정에 집중하고 있는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대통령실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내부 사정으로, 공개할 입장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이번 주말 윤 대통령이 귀국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한 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해 별도 언급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총선은 당장 6개월 반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의 성패가 내년 총선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실은 어떤 형식으로든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21 /사진=연합뉴스

이제 공 두 개 중 하나는 민주당에게 갔고, 또다른 공 하나는 국회를 떠나 법원으로 넘어갔다.

특히 앞으로 1~2주간 또다른 핵심 축인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균용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분위기와 선택에 따라 대법원장 카드 자체가 어그러질 가능성도 있다.

또다른 공은 이 대표 구속영장 발부 여부다.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후 영장을 발부할지, 그 결과를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대통령실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