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권 대비 연체율 높아…금융당국도 '주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증권사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1.8%를 기록해 20%를 넘긴 상태다. 금융업권 전체로 보면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지만, 타업권 대비 증권업계 연체율이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NPL) 비율이 2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 기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은 21.8%로 파악됐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불능이 확실한 '추정손실', 연체여신 가운데 손실이 예상되는 '회수의문',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정여신' 등을 합산한 것이다. 지난 2021년 말까지만 해도 5.7% 수준이었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작년 말 14.8%, 올 1분기 말 19.8%로 지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 말 21.8%까지 급증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28조4218억원을 기록해 1분기 말(27조1497억원) 대비 약 1조 2721억원 늘어났다. 2021년 말 28조9788억원까지 불어났던 위험노출액이 작년 말 26조9650억원까지 떨어지는 듯했지만 다시 증가 추세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는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1분기 6.9%였던 증권사의 부동산 PF대출 금리는 2분기 말 7.1%까지 상승했다. 자연히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엔 미국이 기준금리를 하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마저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고금리 상태가 보다 오래 계속될 것이라는 쪽으로 전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higher for longer).

금융당국은 이미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10곳의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와 임원을 소집해 위험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실제로 은행‧보험‧상호금융‧저축은행‧카드 및 캐피탈 등 증권 외 업종은 현재 건전성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윤창현 의원실은 "금융업권 전체의 부동산 PF 건전성은 현재까지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증권사의 높은 연체율이 부실 도미노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업장별 현장점검을 포함해 선제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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