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이재명 지키기 시동…"당대표 팔아먹어…해당행위 책임질 날 올 것"
비명계 '강제 출당' 요구 봇물에 "李, 당대표직 내려놔야…지도부도 총사퇴"
"전화위복 계기 삼아야"…'분당' 가능성 선 그었지만 이재명 '옥중공천' 변수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로 민주당의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계파 간 ‘책임론’이 제기되며 혼란이 수습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서로를 향한 비난에도 분당 여부에는 선을 긋고 있어 당이 풍비박산 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22일 비명계를 향한 분노를 공공연하게 표출했다. 이들은 가결 표를 행사한 것으로 여겨지는 비명계를 ‘매국노’와 ‘친일파’ 등에 비유하며 맹목적 비난을 쏟았다. 비명계가 사익을 위해 당과 동지를 배신했다는 주장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 동침을 한 것”이라면서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정청래 최고위원이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찬대 최고위원도 비명계를 향해 “익명의 그늘에 숨는다고 그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라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또한 당원청원시스템을 통해 비명계의 강제 출당을 요구하며 친명계와 합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극단적 성향의 지지자들은 비명계를 대상으로 테러를 예고하는 등 집안싸움이 극에 치닫는 양상이다.

친명계가 공개 저격에 나섬에 따라 대부분 비명계 의원들은 당장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명계의 입장을 대변해왔던 일부 의원들은 언제든 내전이 격화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 대표가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될 경우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상민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이 대표가) 대표직을 그만둬야 한다”라며 “비리 의혹으로 구속됐다면 대표직을 유지할 리더십이 보장될 수 있겠나”라며 이 대표의 거취를 압박했다.

이원욱 의원도 원내지도부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오히려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것을 떠넘긴다”라며 “책임져야 될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 지도부”라면서 이 대표뿐만 아니라 현 지도부도 총사퇴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홍 끝에 분당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현재까지는 양측 모두 분당에 선을 긋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해 갈 것으로 파악된다.  

이상민 의원 결별설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고 해 분당을 운운하는 것은 섣부른 것”이라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하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도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분당 가능성에 대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될 것 같다”라며 “내홍은 예상되지만 누구도 헤어질 결심은 하지 않고 있다. 분당 가능성은 제로”라고 일축했다.

이에 민주당이 풍비박산 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이 대표의 ‘옥중공천’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가 이재명 지도부 사수와 함께 ‘보복’을 예고한 만큼 오는 총선 공천을 두고 충돌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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