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한시간 반 걸렸다’ 답변에 “정말 가까운 나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총리를 23일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먼저 방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시 주석과 30분간 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 경제협력, 문화·인적교류,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먼저 “한국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시 주석은 본인이 방한할 차례이며, (방한이) 오랫동안 연기돼왔던 것을 잘 알고 계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시 주석측은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잘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다음주 개최되는 한중일 외교차관보급 고위관리회의(SOM)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한 총리와 시 주석은 최근 있었던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한 대화는 거의 안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동향을 언급하면서 북러 정상회담도 있었다는 정도로 간략하게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 언급한 대로 중국은 (북러 회담에 대해)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중국측의 평가나 항의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시 주석은 “서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잘 처리하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총리가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을 갖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9.23./사진=총리실

이번에 한 총리는 시 주석에게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윤 대통령의 따뜻한 안부인사를 전했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안부를 전달하는 한편, 아시안게임 개회식 참석을 위한 한 총리의 방중을 환영하면서, 한국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했다.

한 총리는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정세와 공급망 불안정 등 다양한 도전과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규칙·규범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이사갈 수 없는 좋은 이웃으로서 앞으로도 한중 전략적동반자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회담에서 시 주석이 한 총리에게 ‘언제 왔냐’고 물으면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오냐’고 말했으며, 한 총리가 ‘비행시간은 1시간 반 정도밖에 안 걸린다’고 답하자 시 주석이 ‘정말 한중 양국이 가까운 나라네요’라고 말한 뒷얘기도 알려졌다.

이번에 한중 양측은 경제협력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산업협력 및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한중 FTA 후속 협상 등에 있어서 협력해 나가는 한편, 문화·인적교류를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 총리는 우리측의 ‘담대한 구상’과 최근 한반도 관련 정세를 설명하면서 중국측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당부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남북 양측의 화해와 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이번 방중은 대한민국 총리로서 4년 반만에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의 최고위급 정부인사의 첫 방중이다. 한편, 이날 오찬 자리에서 한 총리 옆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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