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어 무조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류현진은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올 시즌 마지막 홈 3연전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10월 2일 탬파베이전이 정규시즌 최종전이기 때문에 류현진의 정규시즌 등판은 30일로 끝난다.

   
▲ 류현진이 오는 30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토론토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25일 현재 토론토는 87승 69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다. 지구 우승을 해 디비전 시리즈로 직행할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으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자리해 3위까지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진출은 유력하다. 와일드카드 3위 휴스턴 애스트로스(85승 71패)에 2게임 차, 4위 시애틀 매리너스(84승 71패)에 2.5게임 차로 앞서 있다.

토론토는 이제 6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26일은 경기가 없고 27~29일 뉴욕 양키스, 30일~10월 2일 탬파베이와 홈 6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6경기에서 순위 역전을 당해 와일드카드 4위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가을야구에 참가한다.

선발 로테이션상  토론토는 양키스와 3연전에 케빈 가우스먼-호세 베리오스-크리스 배싯이 선발 등판한다. 그리고 탬파베이와 3연전 선발은 류현진-기쿠치 유세이-케빈 가우스먼 순서다. 만약 토론토가 와일드카드 시리즈 진출을 조기 확정하면 제1 선발인 가우스먼을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으로 돌리는 등 선발진 운영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

류현진이 30일 탬파베이전에서 호투를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우선, 류현진 등판 시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이 이어진다면 팀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고 류현진이 승리를 이끄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류현진 등판 이전 와일드카드 시리즈행 티켓을 확보한다면 류현진 개인적으로 부활 증명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류현진은 1년 2개월의 공백기를 거쳐 8월초 팀에 합류해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복귀 후 류현진은 10경기 등판해 49이닝을 던졌고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고 부활한 모습을 보여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나고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토론토와 재계약을 할 지, 다른 팀과 FA 계약을 할 지, 아니면 나이와 수술 경력으로 불러주는 팀이 없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게 될 지,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경우 류현진이 등판 기회를 얻을지도 미지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가 정규시즌 종료하자마자 휴식일 없이 10월 3일 곧바로 시작해 최대 3차전까지 가도 5일이면 끝난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류현진이 선발로 나설 일은 없다.

토론토가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해 가을 야구를 길게 가져가면 류현진이 선발진에 가세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류현진은 30일 탬파베이전에서 안정된 호투로 존재감을 각인시켜둘 필요가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탬파베이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복귀 후 최악의 피칭을 했던 류현진이 이번에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 선발 기용 보장은 없다.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두더라도, 시즌 종료 후 FA 계약을 위해서도 류현진은 30일 마지막 등판에서 '코리안 몬스터'라는 별명에 걸맞게 확실히 부활했다는 증명서를 스스로 발급해둬야 한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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