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가능성 낮아지는 모습…최근 증시 부진 시장 눈높이 하향 선반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코스피 상장사들이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실적 저조 후 하반기 실적 호조)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제는 눈높이를 재차 낮추는 모습이다. 

   
▲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4곳의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2조2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6월말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3조5862억원)와 비교하면 약 3% 감소한 수치다. 6월 전망 역시 연초 대비 30% 낮아진 점을 고려했을 때, 하향 흐름이 이어지는 셈이다. 

코스피 174사 가운데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 평균(컨센서스)이 6월 말보다 내려간 기업은 103사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감소한 기업은 96개사, 적자폭이 확대되는 기업은 5개사, 적자 전환하는 기업은 2개사였다. 

특히 흑자 전망이 감소한 96개사 가운데에서는 현대미포조선(-98%)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롯데케미칼(-76%)·한화오션(-68%)·콘텐트리중앙(-66%)·엔씨소프트(-61%) 등 순이었다. 

적자 폭이 확대되는 기업 5곳은 LG디스플레이·넷마블·솔루스첨단소재·한샘·SK바이오팜이었다. 지난 6월 말 추정치보다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 전환 2개사는 SKC·대한유화였다. 양사는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232억원,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 21일에는 각각 57억원,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5% 가까이 줄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7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엔 3조6000억원대로 추정치가 낮아졌고, 지난 21일에는 2조5324억원까지 내려왔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컨센서스는 8월 말 대비 14.6%나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가 상반기 내내 국내 기업들에 먹구름을 드리웠다”면서 “그럼에도 기업들은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곤 했는데 3분기 실적이 당초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며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증시의 부진이 이처럼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점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상향해왔던 기관들이 최근 다시 추정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면서 “가장 처음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가 바로미터가 될텐데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경우 상장사 전체 실적도 추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시장도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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