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업황 회복 더디지만 4분기에 대한 기대감↑
美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도 ‘최악 면해’ 업계 안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3분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상반기 대비 크게 약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최악의 위기는 넘겼다는 평가와 함께, 4분기에는 IT 수요 회복을 통해 반도체 업계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3분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상반기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68조1100억 원, 영업이익 2조53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 줄고, 영업이익은 76.7%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난 2분기 연속 6000억 원대에 그쳤던 영업이익에 비해 개선된 수치지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실적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뚜렷한 ‘상저하고’ 곡선을 그려낼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다만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수치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약 7조8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6월 말에는 3조6000억원 대로 낮아졌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3조 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1조 원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전망하는 리포트도 나왔다.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에서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만 올해 3분기 1조68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7400억 원까지 적자를 줄이며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역시 4분기에는 실적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제품군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감산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지만, 업황 개선 시그널이 뚜렷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직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IT 기기에 대한 수요는 부진한 상태지만, 재고 소진 노력과 감산 덕분에 4분기부터 메모리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충이었던 미국의 제재도 우선 큰 산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중국에서 확대할 수 있는 반도체 생산능력을 5% 미만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부안은 지난 3월 공개된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최악은 피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에서 낸드 생산량의 40%를,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과 인텔에서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에서 각각 D램 생산량의 40%와 낸드 생산량의 20%를 양산하고 있다.

다만 첨단 반도체 확장 기준을 5%에서 10%로 늘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정부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의 경영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생각보다 더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업계의 감산과 재고 조정을 통해 4분기에는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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