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해양플랜트 미래먹거리 사업 "포기 없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해양플랜트가 조선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지난 2010년 대형 해양플랜트 첫 진입으로 세계 최초를 외치며 업계 실적을 이끌었던 해양플랜트는 2분기 5조원에 가까운 최악의 손실로 돌아왔다.

   
▲ 30일 조선 빅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로 대규모 손실을 발표한 가운데 대책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홈페이지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로 대규모 손실을 발표한 가운데 대책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000억원에 수주했지만 척당 평균 10개월∼1년가량 지연돼 1조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30억 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사업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빅3는 해양플랜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설계분야의 R&D(연구·개발) 강화하고 기자재 국산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R&D 센터에 집중 투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와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는 R&D 인력과 시설을 이곳에 집중시켜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기술부분까지 키워나가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와 서울 서초사옥에 나눠 근무하던 해양플랜트 분야 설계와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 R&D센터에 불러들였다. 삼성중공업은 판교 R&D 센터를 통해 해양플랜트 기술개발과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산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서울 상암동 DMC로 R&D 인력을 한 곳에 집합시켰다. 서울 계동 사옥의 화공 플랜트 설계인력과 서울 상암동에 있던 해양엔지니어링센터 설계인력, 울산 본사의 플랜트엔지니어링 설계인력 등이 힘을 합쳤다.

또 빅3는 올해 5월 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DNV GL과 함께 ‘해양 표준화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발주처와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는 자재의 사양과 디자인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양플랜트 손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가수주의 영향이 제일 크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3가 제살깍기식 경쟁을 통해 저가수주를 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손실이 드러났고 그 결과 역량 대비 많은 건수를 수주했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 직원을 대규모로 늘려 인건비에서 많은 적자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재 국산화도 갈 길이 멀다”며 “선주사와의 계약에는 반드시 선주사가 요구하는 기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사항이 포함돼있고 선주사들은 검증된 기자재를 원하지만 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는 아직 선주사들의 기준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조선빅3의 해양플랜트 공정은 조립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