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에 사법리스크 일부 해소…이재명 체제 힘 실려
재판 남았지만 여론은 사실상 ‘무죄’…총선 정권 견제론 대두
구속영장 기각에도 실형 선고 사례 있어…재판 변수 될 수도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발목을 잡아오던 사법리스크를 걷어내고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내홍이 잠식되고 있어 오는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포착된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완벽히 해소되지 못해 재판 과정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최근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민주당의 꼬리표로 따라붙었던 ‘방탄’ 프레임과 사법리스크 일부가 해소된 영향이다.

이에 이들은 정부여당과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강화하고 여론 굳히기에 들어가는 중이다. 또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친명계인 홍익표 원내대표 체제로 개편해 내부 통합을 강조 중이다. 이재명 지도부를 흔들었던 계파 갈등을 조기 진압하고 대여투쟁을 위한 단일대오를 견고히 하기 위함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아울러 구속 기로에서 살아 돌아온 이 대표도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영수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파탄 책임을 전가함과 동시에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정치탄압이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 대표가 탄압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구속영장 기각 후 여론이 사실상 ‘무죄’로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는 정권 견제론을 대두시켜 이 대표의 대여투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에서 정부 견제론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응답자 중 39.1%는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한 반면 응답자 중 52%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했다. 총선에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지도부 재편으로 더욱 견고해진 이재명 체제하 민주당이 총선 승리에도 한발 더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 대표의 재판이 현재진행형으로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사건 재판이 본격화된 이 대표는 백현동‧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될 경우 주 3회 법원을 출석해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사법리스크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도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됐음에도 사법리스크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날 SNS를 통해 “과거 대선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재판 때도 김경수 당시 지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바 있다"라며 "정의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이 본격화됨으로써 사법리스크 불씨가 언제든 살아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이 사법리스크를 일시적으로 걷어냈지만, 오는 총선까지 맑은 시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KBS가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했다. 2023년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번호 및 휴대전화 가상번호(100%)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