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고금리·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국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투자자 자금만 1조원 넘게 묶여 있다는 관측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 고금리·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국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14개로 판매액은 1조478억원, 개인투자자 수는 총 2만7187명에 달한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한때 연 6~8%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상업용 빌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권가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개인투자자에게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판매 증권사·은행과 불완전판매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해외부동산 펀드 수익률 관련 세부 내용을 보면 심각한 내용들이 눈에 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하는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는 빌딩 가치 하락으로 80%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이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파생형)'도 29.8%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내년엔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만기가 집중돼있어 상황이 더욱 엄중해졌다. 지난 2018년 이후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절반 정도인 1만965명이 내년 만기를 맞는다. 금액으로는 4104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연도별 만기 도래되는 개인 판매액은 올해 1731억원(개인투자자 수 4103명), 내년 4104억원(1만965명), 2025년 2725억원(8103명), 2026년 이후 1918억원(4016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유럽 지역 설정액이 9028억원에 달하며 미국이 2599억원으로 파악됐다.

한편 해외 부동산 판매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거의 절반 정도인 5087억원이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됐고, 뒤이어 KB국민은행(2779억원), 하나증권(911억원), 하나은행(910억원), 미래에셋증권(795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운용사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4963억원), 이지스자산운용(473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926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925억원) 등의 이름이 눈에 띈다.

윤창현 의원은 "해외부동산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고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담보인정비율(LTV) 60% 건물이 20% 가격 하락시 공모펀드 손실률은 50%에 이르는 만큼 제2의 사모펀드 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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