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수작업 등 열악한 작업환경… 인력 고령화·구인난 심화
"다방면 인재양성·분야 세분화 및 차별화된 산업정책 발굴해야"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청년층 취업 기피와 외국인력 수급 불확실성 등으로 나날이 뿌리산업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뿌리산업을 세부 업종별로 최적화·차별화하는 전략 발굴과 여건 개선 등 지원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국내 뿌리기업의 종사자 현황(업종별, 직무별, 연령별)./사진=한국고용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가 뿌리산업 일자리 현황과 인력난 해소 방안을 주제로 발간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에서는 뿌리산업 문제점을 지적하며 산업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기반 공정기술과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로봇, 센서 등 제조업 미래 성장 발전에 핵심적인 차세대 공정기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을 활용한 산업을 뜻한다. 지난 2021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기존 6대 산업에서 14대 산업으로 확장됐다. 

이같이 뿌리산업 범위가 기술과 산업 융복합 등 디지털 전환 추세가 반영돼 확장됐지만, 뿌리산업 진흥을 위해선 산업 내부 다양성과 변동성을 고려한 차별적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1년 14대 뿌리산업 전체 사업체 수는 5만1338개, 매출총액은 228조에 달했다. 사업체 수는 정밀가공과 금형, 용접 순으로, 종사자 수는 주조, 용접, 적층제조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실시한 뿌리산업인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뿌리산업 종사자는 약 72만 명이다. 이 중 기반공정 산업 종사자가 약 49만 명(68.1%), 소재다원화공정 산업 종사자가 약 15만 명(21.2%), 지능화공정 산업 종사자가 약 8만 명(10.8%)이었다. 

직무별로는 기능직이 53.3%, 기술직이 13.5%, 연구직 6.6%, 노무직 7.1%였다. 연령별로는 20대 10.5%, 30대 23.7%, 40대 32.0%, 50대 25.1%, 60대 이상 8.7%로, 50대 이상이 33.8%를 차지했다.

청년층 부족률은 2.7%(4205명)로, 직무별 부족 인원은 기능직 3082명(3.6%), 노무직 557명(5.3%), 기술직 318명(1.5%) 등이었다. 인력채용 애로사항으로는 대부분 직무에서 뿌리산업에 대한 업무기피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기능직과 노무직에서 높게 나타났다. 

전문인력 부족률은 지능화 공정과 열처리 분야가 높게 나타났다. 지능형 공정의 경우 신기술 보유 전문인력 확충 경쟁이 치열한 점, 열처리 업종은 고도 지식을 가진 전문가 절대 수 부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은 약 6만6000명으로 전체 뿌리산업 종사자의 9.2%를 차지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주요 이유는 단순반복 생산, 작업환경 열악 등 이유로 내국인의 회피 직무를 대체하기 위한 활용이 36.1%로 가장 컸고, 인건비 절감과 낮은 이직률 등이 뒤따랐다. 외국인 활용 문제점은 관련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 부족, 현장에서의 의사소통 불편, 임금차이에 따른 타 업체로의 이직 등으로 나타났다.

   
▲ 뿌리산업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사진=한국고용정보원


이같이 뿌리산업은 낮은 임금과 수작업 위주의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한 인력수급난 지속, 외국인력 수급 불확실성 등으로 만성적인 구인난과 인력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강정석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선임연구원은 "뿌리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청년 신규 유입과 장기근속을 위한 근로·정주여건 개선, 재직자 장기근속 유도와 청년유입을 위한 복지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장년·경력단절 여성 적극 활용 전략과 외국인력 활용요건 완화, 재직자 숙련향상을 위한 역량강화 시스템 구축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상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뿌리산업 세부영역은 특징이 상이하며 수요인력에 대한 프로파일도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와 목표를 가진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함께 현장적용형 뿌리기술 아카데미, 원천기술형 전문대학원 등 다방면의 지속적 인재양성이 필요하다"며 "소부장과 뿌리산업 등 대규모 산업에 대한 정책 대응은 분야를 세분화하고 차별화된 산업정책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뿌리산업 고령 내국인 퇴직과 젊은 외국인 노동자 비중 증가로 향후 외국인 고급기술자 비중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인력 수급문제와 동시에 해외인력 확보, 체계적 활용도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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