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및 인건비 상승 여파에 계약 해지 속출
중소건설사부터 대형 건설사, 설계·감리 업체도 여파 못 피해
[미디어펜=성동규 기자]부동산 경기 위축과 공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공사 계약 해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탓에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 부동산 경기 위축과 공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공사 계약 해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건설업계의 '단일 판매 및 공급계약해지' 공시 건수는 총 13건이다. 이들 업체의 해지금액은 총 1조7623억177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는 물론이고 서희건설, 금호건설, 아이에스동서, 한신공영, HL디앤아이한라, 신세계건설, 성도이엔지, 대원, 일성건설 등 중소건설사와 설계‧감리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포함됐다.

아이에스동서는 유일하게 올해 2건의 공사 수주 해지 통보를 받았다. 3월 '학성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신축공사'에 이어 '인천 주안동 삼영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 도급계약도 해지됐다.

공사 해지금액은 각각 1616억2557만원, 366억9287만원으로 최근 매출액(2019년 말과 2020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16.76%, 3.06%를 차지한다.

단일 건수로 해지금액이 가장 큰 업체는 DL이앤씨였다. 지난해 4월 엠큐브 주식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던 3241억1060억원 규모의 '다산 지금지구 자족1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4.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예상보다 분양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데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엠큐브 주식회사가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DL이앤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해지금액이 두 번째로 컸다. 1월 18일 2553억2100만원 규모 '목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매출액 대비 9.1% 수준의 금액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시행사인 아이코닉과 합의에 의해 손을 뗐다.

그나마 대형건설사는 계약 해지에 따른 충격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중소건설사의 경우에는 상당한 영향을 준다. 실제 일성건설은 지난달 '사모2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계약 해지를 공시했는데 해지금액은 1779억3820만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38.46%에 달한다.

성도이엔지도 7월에 '양주 광적물류센터 개발사업 신축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해지금액 1161억8000만원)함에 따라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의 20.91%에 해당하는 금액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 원가 상승과 업황 침체로 사업을 아예 포기하거나 공사비 인상 등을 둘러싼 시행사와 시공사 간 마찰을 빚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계약해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