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2년 4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월세보다 전세로 사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된 것이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 가운데,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전날 신고건수 기준) 1만 4022건 중 전세 거래는 8707건(62.1%)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 67.2%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지난 2020년 8월 68.9%에 달했지만, 임대차 2법 시행 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월세(보증부 월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상승과 전세사기 여파 등이 겹치면서 1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47.6%까지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셋값이 크게 떨어진 뒤 월세 수요가 전세로 되돌아오거나 집주인과의 협의를 통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최고 6%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최근 3∼4%대에 형성되는 등 이자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세입자가 늘었다.

더욱이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뒤 다세대 등 빌라 기피 현상이 커지고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지는데, 금리 인상 후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서울 아파트 기준 4.8%)이 은행 금리보다 높아진 것도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복합적 요인들이 전세수요를 자극하면서 2년 전 대비 전세 평균가는 월세 보증금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올해 3분기와 상반기에 각각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에서 신규로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세 평균가는 3분기 5억 1598만원으로 상반기보다 6.7% 상승했다. 반면 월세는 보증금으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상반기 4억 9118만원에서 3분기 5억 507만원으로 2.8% 상승했해 상승폭이 전세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