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 "내년 하반기 연준 금리인하시 한은도 금리인하할 것"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서서히 종료됨에 따라,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개선된 2.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은 내년부터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고, 기준금리는 내년 하반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변화 후 후행적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1%를 기록할 전망이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 둔화) 추세 및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종료, 제조업 경기 개선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1.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서서히 종료됨에 따라,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개선된 2.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민간소비는 경기 회복 및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과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소득 개선 등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펜트 업' 수요가 크지 않은 가운데, 고용 및 임금 증가세 둔화,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소비 증가율은 올해 추정치 2.0%보다 소폭 개선된 2.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외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 둔화 여파로 증가율이 0.2%에서 -0.3%로 전환하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 확대, 비(非) IT 부문의 차세대 기술 선제 투자 등에 힘입어 -1.7%에서 3.0%로 증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통관 기준)도 반도체 감산에 따른 단가 상승과 IT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증가율이 -8.0%에서 8.2%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내년부터 종료됨에 따라, 3고 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펜데믹 이후 구조적인 변화들로 인해 물가·금리·환율의 수준은 과거보다 여전히 높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기준금리는 물가 위험 및 가계부채 재증가 등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현 수준인 연 3.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께 미 연준이 물가안정에 따라 정책기조를 바꾸게 되면 후행적으로 한은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는 연중 점진적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긴축에 따른 미국의 성장둔화가 가시화돼 대외 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하나금융연은 3년물 평균금리가 상반기 연 3.70%, 하반기 연 3.3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윤석진 하나금융연 연구원은 "연준이 2023년 말까지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2024년 이후 물가 압력 완화 및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연중 시장금리는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된다"며 "정기예금 재유치 경쟁 및 정부의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에 따른 순발행 증가 우려 등은 금리 하락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긴축 종료 및 달러화 강세 압력 완화 속 수출 회복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등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다만 대내외 요인에 따라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높고, 연준의 통화긴축 및 중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환율 하락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구소는 내년도 평균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1293원, 하반기 1268원을 각각 나타낼 것으로 봤다. 

부동산시장은 상승여력이 큰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려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크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가계의 차입여력이 낮아 매수세가 크게 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택가격은 올해보다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소견이다.

그럼에도 수도권 선호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가격 재하락 우려가 여전함에 따라, 우량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하서진 하나금융연 수석연구원은 "2~3년 후 공급부족 우려가 심화되며 가격 상승여력이 큰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겠으나 정책 모기지가 축소되고 대출 상환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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