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대표 '꺾기' 의혹 해명 진땀…최희문 메리츠 대표도 출석 예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증권사 대표들도 현장에 소환되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국감장에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꺾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오는 17일에는 금융감독원 국감 증인으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부회장)가 채택돼 또 한 번의 공방이 예상된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이날 국감장에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도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정감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금융권‧투자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관련 분야를 처리하는 곳은 국회 정무위원회로 지난 11일엔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감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현직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해 제기된 이른바 ‘상품 꺾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의 불공정거래 관행 논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금융계 은어인 꺾기란 기업이 은행에 일정한 금액을 대출받을 때, 대출금액 중 일부분을 은행에 다시 예금하게 하거나 타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업계 관행을 지칭한다. 김 의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대출 과정에서 꺾기 행위가 확산 중이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이투자증권(대주)이 차주에게 자사 부실채권을 매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약정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하이투자증권 내부에도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원 21건이 들어왔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어떤 기준으로라도 꺾기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답변했다. 그는 “꺾기 관행이 과거 은행 등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전 얘기고, 지금은 제1금융권에도 (증권업계에도)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선 이화전기그룹 거래정지‧해제 번복 사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감장엔 김현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직접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연대가 국정감사장에 나와 참고인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 더욱 많은 시선이 꽂혔다. 

이화그룹 사태는 지난 5월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거래소는 검찰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김영준 전 이화전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인 10일 오후 4시41분부터 이화그룹 3사 주식거래를 정지했다. 

이화그룹 3사는 거래정지 다음 날인 11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과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금액을 공시했고, 이에 거래소는 거래정지를 해제했다가 공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을 파악한 12일 오후 다시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화그룹 측은 횡령·배임 혐의 발생 금액을 8억3000만원으로 공시했지만 거래소가 검찰 공소장에서 확인한 혐의 금액은 700억원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현 대표는 "이화그룹 3사 중 이화전기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1대 주주 지분율을 확보했다"면서 "합법적 절차를 통해 대주주로 올라선 피해자들에게 거래 재개의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는 이화그룹과 메리츠증권과의 커넥션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주시길 바라며 증시 교란행위 특별법 제정에 관한 논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그룹 3사의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된 5월10일 직전 237억원 규모 이화전기 지분 전량을 매도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김현 대표를 참고인으로 신청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금융감독원 국감 증인으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를 증인 신청했다. 

단, 일각에선 이화전기 관련 사안은 한국거래소의 책임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감장에 진짜 출석해야 할 사람은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이화그룹 관련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와 번복, 재정지 등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손해가 불어난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돼 현재는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 손병두 이사장은 이번 국감에서 증인으로 신청됐으나 불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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