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주주환원정책' 발표하자 15% 급등 '눈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국내 증권업계 실적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 증가로 거래대금마저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키움증권은 획기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결정하는 등 주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최근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국내 증권업계 실적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진=김상문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증권주들에 대한 재평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당장의 흐름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미국 증시가 모두 침체를 깨고 용틀임을 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외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국내 증권주들을 매수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인 투자자들은 올해 3분기 NH투자증권 주식을 854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주 섹터 중 1위다. 다음으로는 삼성증권(513억원), 한국금융지주(179억원), 대신증권(20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다만 리스크로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리스크로 부각된 것은 역시 부동산PF다. 최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7.3%에 달한다. 이는 작년 말 10.4%와 비교했을 때 6.9%포인트 올라간 것이며, 올해 1분기 15.9% 대비로도 1.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부동산PF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해당 증권사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큰 틀에서 정할 수 있을 정도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을 선호주로 제시했다.

보고서에서 조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현 증권업에 있어 가장 큰 화두인 부동산PF 관련해 가장 적은 익스포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부동산PF에 있어 가장 큰 우려인 해외 부동산의 경우 자본대비 2%대로 리스크가 적으며 배당수익률도 7.6%로 높은 배당 매력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1일엔 무려 15% 폭등하며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킨 일도 있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하며 화제가 됐다. 주주환원 방식은 현금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으로, 특히 자사주 140만주도 ‘전량소각’ 계획이 눈에 띈다.

일선 증권사들은 이번 움직임에 대해 대체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당분간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신한투자증권도 “잉여 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엔 부담스러운 환경임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의 주주환원 정책은 명백히 차별화되는 투자포인트”라고 썼다.

만약 키움의 주주환원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증권주 섹터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며 좋은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단, 근본적인 주가 형성의 핵심이 되는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실적’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업계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점은 투자시 감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채권 평가손실 우려가 있고, 상반기 개선세에 들어갔던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3분기 이후 정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거래대금 모멘텀도 약화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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