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또 하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대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룬 것이어서 더욱 극적이고 감격적이었다.

오승환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삼성이 4-3으로 리드하고 있던 8회초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해 동점 실점 위기를 넘겼고 9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이 8회말 1점을 뽑아내 5-3으로 이김으로써 오승환은 세이브에 성공했다.

   
▲ 오승환이 400세이브를 달성한 후 전광판 축하 메시지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이날 세이브로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이자 KBO리그 개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400세이브는 이전에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불멸의 대기록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이제 한 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8위에 머물러 있다. 줄곧 하위권에 머문 실망스런 시즌을 보냈지만 이날 관중석이 가득 들어찬 것은 마지막 홈경기이기도 했고, 오승환의 400세이브 달성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직접 대기록을 보겠다는 팬들의 기대감이 컸다.

오승환은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2023시즌을 마치기 전에 숙제처럼 남아 있던 40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세이브에 관한 한 오승환은 '끝판대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독보적이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프로 19년차지만 6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한 기간이 있어 KBO리그에서 뛴 것은 올해까지 13시즌이었다. 그 13시즌 동안 무려 400세이브를 기록했다는 것은 경이롭다.

신인 때 16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오승환은 2년 차인 2006시즌 47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하며 '끝판대장' 신화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이후 2007년 최소 경기 100세이브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100단위 세이브 이정표를 세워왔다.

2013년까지 구원왕에 5번 오르는 등 KBO리그를 평정한 그는 2014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하며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일본에서도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빛냈다. 일본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2006년 미국 메이저리그로 입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다소 고전하며 마무리가 아닌 중간투수로 밀려나기도 했으나 4시즌 동안 42세이브(45홀드) 기록을 남기고 2020년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돌아온 오승환이 계속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2020년에는 18세이브에 그쳤지만 2021시즌 44세이브로 또 한 번 구원왕에 오르며 '끝판대장'의 완전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해 31세이브에 이어 올해는 심각한 부진을 딛고 기어어 30세이브까지 올렸다.

   
▲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2023시즌 마지막 대구 홈경기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오승환은 만원을 이룬 홈팬들 앞에서 통산 400세이브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오승환은 지난 6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한 데 이어 2023시즌 마지막 등판일 수 있는 14일 SSG전에서 KBO리그 400세이브까지 이뤄냈다.

400세이브 기록은 다시 나오기 힘들다. 통산 세이브 2~4위 손승락(271세이브), 임창용(258세이브), 김용수(227세이브)와 격차도 크고 이들은 모두 은퇴한 선수들이다. 현역 중에서는 한화 이글스 정우람(197세이브)과 kt 위즈 김재윤(169세이브)이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리고 있는데, 오승환을 따라잡을 수 없을 뿐더러 그가 얼마나 대단한 마무리 투수인지 확인할 수 있다. 오승환의 세이브 기록은 영원한 신화로 남을 듯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