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전부아냐” 목소리도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주요 제약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위제약사 4곳은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평균 1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주요 제약사들의 올 2분기 실적이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DB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올 2분기 매출액이 26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5.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7% 증가한 221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영업이익 302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3%나 뛰어올랐으며 매출액은 2684억1000만원으로 13.9% 늘어났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문약 제조사 동아ST는 영업이익이 37.7% 증가한 156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1393억원으로 5.8%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으로 95.7%나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 244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71.4% 감소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의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 업계 최고 수준의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메르스 타격 때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사상 최대 규모인 481억원을 R&D 비용으로 집중 투자해 지난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88% 감소했다.

일동제약도 2분기 잠정 매출이 1066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8.55% 상승했고 매출액도 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3% 올랐다.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이 70억1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23%나 급성장했고 매출액도 12.13% 늘어나 1007억3200만원을 달성했다.

제약업계의 2분기 상승세 원인은 메르스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해외사업 부문에서 7.3% 올라 481억원을 기록했고 녹십자는 772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39.8% 올라 상승세를 찍었다.

동아ST도 해외 수출은 3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1% 늘어났다. 이는 결핵치료제 크로세린의 해외 수출이 145.8% 올라 54억원을 기록해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ST는 슈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시벡스트로의 유럽 승인 및 발매, 제2형 당뇨병치료제 DA-1229의 남미 17개국 추가 라이센싱 아웃 계약금 유입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한미약품도 지난달 28일 자체 개발 중인 내성표적 폐암신약(HM61713) 라이선스 계약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양약품도 아시아 최초 슈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1차 치료제 승인을 위한 허가신청을 완료하고 세계 시장 진입에 욕심을 내고 있다.

제약업계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더해져 메르스 타격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실적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만 보고 메르스 피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제약업계 특성상 유통구조가 복잡해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뿐이지 개별 제약사들 매출에서 손실을 입은 것은 자명하다. 아마 다음 분기 실적에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