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안철수 "민주당보다 우리당 더 비난…대국민 서명운동, 1만6036명"
눈물 훔친 이준석 “윤, 집권 이후 오류 인정해달라” vs 안 "내부총질만..."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상대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볼꽃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16일 이 전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을 '아픈 사람'이라며 맞받았다. 그러자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린 것을 겨냥해 '악마의 눈물쇼'라고 저격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6036명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0.16


안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1만명을 목표로 이 전 대표의 제명를 요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한 바 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오전까지 서명에 참여한 1만 여명의 명단을 전달하고, 이후 일주일 간 추가 진행한 뒤 당에 최종 명단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견에는 서명에 동참한 이들도 함께 했다.

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라며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하는 것을 내버려 둘 건가. 지켜보고 계실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하시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강서구 지원 유세 도중 불거졌던 자신의 '욕설 논란'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뜨렸다며 "강서구청장 선거 때 이준석이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 방해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준석을 내버려 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 총질을 할 것이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할 것"이라며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몇 퍼센트로 질 거라고 예언하는 이준석보다,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는 사람이 우리 편"이라며 "지역구 자기 선거, 그것도 예측 못 하는 마이너스 3선인 이준석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서 갑자기 도사급으로 취급받는 모습은 참으로 기묘하다"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제명을 추진하는 안 의원을 향해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라고 비꼬았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 기자회견 이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다"라며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눈물 쇼로 당심에 호소하기는 너무 늦었다. 이준석은 반드시 제명돼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쁜 사람 뽑아내고 좋은 분들 모셔 오는 확장정치만이 내년 총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10.16./사진=연합뉴스


안 의원 기자회견 이후 소통관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서 패배 책임을 언급하여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라며 기자회견 도중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운가. 사태가 이렇게까지 되고서도 그 말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주 실망했다. 어제오늘 많은 자괴감을 느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고 그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만큼이나 오랜 시간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며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라며 “(윤 대통령이) 여당의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한 방송에서 안 의원이 강서구청장 지원 유세에서 'XX하고 자빠졌죠'라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의원은 "지원 유세를 하는 도중 시민 한 분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끼' 이렇게 욕설을 했다"며 "선거가 과열되면 흔히 나타나는 거라 'XX하고 자빠졌죠' 이렇게 유머로 승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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