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신동빈 세력'과 신동빈 회장 측 주장 확연히 달라
"격노한 신 총괄회장, 만남 거부" vs "계열사 관계자도 함께 얘기 들어"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롯데 경영권 분쟁의 주인공, 신동빈 롯데회장이 어제 입국하자마자 들린 곳은 다름 아닌 롯데호텔이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다.

앞서 다수의 매체들은 신 회장이 아버지를 찾아가 중국 사업 실적 보고에 대한 해명, 출장 관련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했다. 한 달 여 만에 부자가 만난 것이었지만 '5분' 정도의 짧은 회동이었다.

   
▲ 신동빈 롯데회장이 지난 3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홍정수 기자

하지만 부자지간의 대화는 짧았다. 그들이 나눈 대화에 관심이 쏠렸지만 증언들은 서로 엇갈렸다.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을 비롯한 '반(反) 신동빈 세력'과 신 회장측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4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오후 2시 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 3시 20분께 소공동 롯데호텔에 도착해 34층의 부친 집무실 겸 숙소로 직행했다.

신 회장이 34층에 도착했을 무렵 신 총괄회장은 계열사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 앞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함께 앉아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에게 "귀국 인사 드리러 왔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고 신 회장은 "동경에서 오늘 들어왔다"고 대답했다. 신 회장은 또 한번 아버지께 "걱정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귀국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 자리여서 경영권 분쟁 등의 문제에 대해 말이 오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롯데호텔에 나타난 신선호 일본 산사스 식품회사 사장은 "신동빈이 왔는데 허락받고 온 것도 아니고 혼자 올라왔는데, 신격호 총괄회장은 보자마자 (무서운 얼굴로)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고 주장했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차남을 '만나지 않겠다'고 해서 1∼2초 사이에 바로 나갔다고 덧붙였다. 또 "신동주·동빈도 만나지 않았고 동빈이 신 총괄회장을 찾았던 옆방에 신동주가 있었다"고 했다.

신 사장 주장대로라면 5분간의 짧은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 당시 보고를 받고 있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계열사 관계자 서너분이 계신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분들도 함께 얘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신 사장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모른다"고 말하며 신 사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신 회장은 아버지를 찾아뵌 후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했고, 4일 오후 수도권 인근 건설현장을 방문 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신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통해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