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던 손흥민(토트넘) 등 클린스만호 유럽파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해 재개되는 리그 경기 출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10월 A매치 2연전과 앞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럽파 대표선수들은 대부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사기가 많이 오른 유럽파들의 소속팀 활약이 기대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국내에서 열린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에서 모두 대승을 거뒀다. 13일 튀니지전 4-0, 17일 베트남전 6-0 승리를 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이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선홍 감독이 이끈 24세 이하 대표팀이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 캡틴 손흥민은 사타구니 근육 부상 후유증으로 튀니지전에는 결장하고 베트남전만 소화했다.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베트남전에서 손흥민은 '명불허전' 클래스를 보여줬다. 1골 1도움을 올렸고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하는 등 한국이 넣은 6골 가운데 3골에 관여했다.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위에 올라 있는 팀의 상승세를 앞장서 이끌어야 한다. 6골로 EPL 득점랭킹 공동 2위인 손흥민이 7호 골을 노릴 경기는 2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풀럼과 9라운드 홈 경기다.

   
▲ 베트남전에서 한데 뭉쳐 좋은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 이강인, 황의조, 김민재(이상 왼쪽부터).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은 오랜만에 파리 생제르맹(PSG)에 돌아왔다. 지난달 2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팀을 떠났으니 한 달만의 복귀였다.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은 대표팀의 '만능키'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8월 20일 리그1(리그앙) 2라운드 툴루즈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황선홍호에 합류했기 때문에 제대로 실력 발휘는 못했다. 그래도 출전할 때마다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나선 튀니지전에서 펄펄 날았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결장하자 막내 이강인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놀라운 집중력으로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그동안 A매치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던 이강인이 A매치 데뷔골을 멀티골로 장식했다. 이강인은 베트남전에서도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아직 소속팀에서는 보여준 것이 별로 없다. 시즌 개막 후 2경기만 뛰고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연이은 대표팀 차출로 팀을 떠나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데다 A매치 2경기 3골 1도움으로 기세도 끌어올인 이강인은 PSG가 22일 0시 치르는 스트라스부르전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코리안 더비'가 예정돼 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재성(마인츠)의 맞대결이다.

김민재는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에서 철벽 수비로 무실점 연승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골 넣는 수비수'의 진가도 보여줬다. 튀니지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 맞고 골이 됐다. 자책골로 기록됐으나 사실상 김민재가 넣은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베트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이강인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번에는 완벽한 골이었다. 손흥민이 결장한 튀니지전에서는 임시 주장을 맡아 리더십도 과시했다.

이재성은 변함없이 미드필더로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클린스만호의 공격 2선에서 살림꾼 역할을 했다.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재성이 있어 대표팀은 편하게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던 둘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자마자 이번에는 적이 되어 만난다. 뮌헨과 마인츠는 22일 1시 30분 맞대결한다. 분데스리가 4위로 떨어져 있는 뮌헨은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 17위로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마인츠는 강등권 탈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김민재와 이재성은 수비수와 공격수이기 때문에 충돌이 불가피하고, 팀 승리를 위해 상대를 이겨내야 한다.

   
▲ 황희찬(가운데)이 베트남전에서 골을 넣은 후 손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황희찬(울버햄튼)의 소속팀 복귀 후 활약에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EPL에서 5골을 터뜨려 손흥민(6골)에 이어 리그 득점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1골을 넣어 좋은 골 감각을 유지했고 손흥민과 완벽한 호흡으로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전 리그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던 황희찬은 21일 밤 11시 열리는 본머스전에서 4경기 연속 골이자 6호 골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에서 8골을 폭발시켜 득점왕을 차지하며 한국의 금메달에 가장 많은 지분을 자랑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베트남전에서도 1골을 넣는 등 잔뜩 물이 올랐다. 정우영 역시 아시안게임부터 장기간 팀을 떠나 있었는데, 이번 시즌 이적한 슈투트가르트에서 아직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골 감각을 안고 복귀한 정우영은 21일 밤 10시 30분 우니온 베를린전에 출격 대기한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8골을 넣으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끈 정우영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스트라이커 황의조(노리치시티)는 튀니지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후 눈물을 내비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모처럼 대표팀에서 골 맛을 본 만큼 노리치시티로 복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골 사냥에 나설 수 있다. 노리치시티는 21일 밤 11시 리즈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골을 넣어 금메달에 힘을 보태고 튀니지전에 선발 출전했던 홍현석(헨트)도 소속팀으로 복귀해 많은 환영을 받았다. 헨트는 22일 밤 11시 브뤼헤를 만나는데 홍현석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표팀의 뉴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이번 10월 A매치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클린스만 감독 체제 첫 승을 올렸던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결승골(한국 1-0)을 터뜨린 바 있다. 조규성이 골을 노릴 미트윌란의 다음 경기는 24일 새벽 2시 열리는 오덴세전이다.

황인범(즈베즈다)은 튀니지전 선발 명단에 올랐다가 워밍업 도중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빠졌고 베트남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면서 즈베즈다의 다음 경기 출전을 준비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