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추가 확진에 총 14건으로 늘어... 국감서도 총력 대응 당부
3주 뒤 항체 생성 후엔 살처분 축소 방안 검토, 방역 강화는 유지
농식품부 “소고기 가격에 영향은 제한적, 우윳값은 변동 없어”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럼피스킨병 국내 유입으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3일 4개 농가에서 추가 확진되면서 총 14건이 됐다. 전날 의심신고가 들어왔던 4개 농가는 김포, 서산, 당진, 음성이다. 충북 음성을 제외하고 모두 기존에 발생했던 방역대 내에서 발생했다.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 살처분 농가에 대해 100% 보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향해 럼피스킨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장관은 “현재 14건으로 늘어났고 638마리가 살처분 됐다.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럼피스킨병은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서해안 중심으로 충남도(서산 5, 당진 1, 태안 1)와 경기도(김포 1, 평택 2)의 소 사육 농장에서 발생했다. 이 병은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 등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 성 질병으로, 감염되면 고열, 피부결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유산·불임 등의 문제가 생기며 우유 생산도 어려워진다. 폐사율은 10%에 달하지만, 사람에게 전염(인수감염)되지는 않는다.

현재 방역당국은 해당 병이 발생한 농장서 사육하는 소는 모두 살처분하고 있지만, 정 장관은 최춘식 의원(국민의힘)의 질의에 대해 “백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니 3주 정도 후에는 증상이 발현된 개체만 살처분하는 쪽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살처분 축소 검토 의향을 밝혔다. 백신 접종 뒤 항체가 만들어 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주이기 때문이다.

이어 정 장관은 “전염력이 강한 만큼, 세계적으로도 처분 방법은 비슷하다. 농장 단위 살처분 조치가 아니면 전염 위험이 있으며, 유통망으로도 퍼져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장관은 살처분 보상 대책도 내놨다. 럼피스킨병은 구제역과 달리 농가에 귀책사유가 없는 만큼, 살처분 농가에 대해 100%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잠복기나 전파 매개체 등 이 병의 특징상, 농가간 수평 전파는 없다”고 설명하면서 “이 병은 백신을 통해서 얼마든지 방어가 가능한 질병인 만큼, 서둘러 백신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입경로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역학조사가 2~3일 만에 완료되지 않는다. 중국을 통해 유입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유입에 대비해 사전에 백신을 비축(54만 마리분)하고 긴급행동지침(SOP)을 제정하는 등 준비해 왔으며, 백신 항체형성(3주)을 거쳐 안정화될 때까지 차단방역 등 전국의 소 사육 농장의 방역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전 비축 중인 백신 물량과 발생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이달 말까지 신속하게 방역대 내 소 사육 농장에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백신 170만 마리 분을 11월 초까지 추가 도입해 위험도가 높은 경기‧충남권 등의 모든 소(120만여 마리)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계획도 잡혀있다. 다만 긴급 백신 구매예산은 재정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동 제한 등으로 일시적으로 한우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사육 마릿수 등을 고려할 때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원유(原乳)의 가격결정 특성상 원유 및 우유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럼프스킨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고 감염된 소는 살처분으로 식품시스템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으므로 국민께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겨울철에는 럼프스킨병 이외에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시기이므로 농가와 관계기관은 소독·방제 등 차단방역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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