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최초 국빈 방문,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
양국 협력 제도적 기반 마련…국제·역내 평화 위한 파트너십 확대
현대차 조립식공장 설립 등 공동생산…산업생태계 중소기업 강화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후, 23일(현지시간)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래 43년 만에 채택한 양국 간 공동성명이다. 과거 8차례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성명은 단 한 차례 채택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순방은 '국빈 방문'이다. 이 또한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상 최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양국간 파트너십의 상호 호혜적 성격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순방 및 회담을 통해 양측은 정상급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의 목적과 업무 범위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해, 향후 양국 간 전략적 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함께 걷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앞서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이 밝힌 공동성명은 12개 조항이었고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공동 언론발표문도 19개 조항에 불과했지만, 이번 공동성명은 총 44개 항에 달한다. 양국 간 협력을 가장 포괄적으로 심화해 다룬 문서가 됐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확인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폭과 깊이는 과거와 차원을 달리 한다. 분야별 실질적 협력 강화를 골자로 삼는다.

우선 교역·투자, 건설·인프라, 국방·방산, 에너지 등 기존 협력을 지속하면서 탈탄소·친환경 건설·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

또한 네옴,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단지), 홍해개발, 로신(주택공급), 디리야(유적지 개발) 등 사우디의 '비전 2030' 하에 추진하는 기가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게 됐다.

이뿐 아니다. 교육·관광·지자체 등 문화·인적교류 확대는 물론이고 지식재산·통계·보건·식약·스마트팜·해운항만 등의 여러 분야로 양국 간 민관 협력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조립식 공장 설립·IMI 조선소 가동 평가 등 제조분야 협력 확대를 통한 호혜적 경제협력 증진에 앞장서기로 했고, 최근 1.6억 달러 규모의 공동펀드 조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투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 간 기존 협력에 강점을 보였던 에너지 분야의 경우, 원유 공동 비축사업·석유화학 분야 투자 등 전통 에너지 분야 협력을 공고화하고 원자력·신재생·청정수소 등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 협정 및 MOU 서명·교환식 참석을 마친 뒤 환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0.23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파트너십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과 관련해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및 분쟁확산 방지 필요성에 공감했고, 기존 지역 안보 문제인 북핵에 대해 양 정상은 북한의 핵·탄도 프로그램·무기 이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양 정상은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을 반대했고, 평화적 수단으로 위기를 해결해야 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