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행사 한조파트너스 사업비 대출만기 이후로 채무보증 기간 연장
건설업계 일각에선 차환이나 대출상환 실패 예상한 포석으로 해석 나와
[미디어펜=성동규 기자]신세계건설이 불확실한 사업장에 채무보증 기간을 연장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인수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탓에 재무적 부담이 가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 20일 한조파트너스가 연신내베스트제일차로부터 빌린 300억원에 대해서 채무보증 기간을 오는 12일 20일에서 내년 1월 22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한조파트너스는 올해 6월 20일 연신내베스트제일차를 통해 유동화증권 차환(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이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 일대에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 조성하는 사업의 자금 조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목적이다.

제이디울산제일차는 총 3회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300억원의 대출을 집행한다. ABSTB는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구조다. 신세계건설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제공해 신용등급은 'A2(sf)'을 부여받았다. 

1회차 만기일은 7월 21일, 2회차는 10월 23일, 3회차는 12월 21일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도 한조파트너스에 6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채무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채무보증 기간을 ABSTB 만기 이후인 내년 1월 말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아직 만기가 두 달이나 남아있는 시점에서 돌연 연장을 결정했다보니 '빌리브 에이센트' 사업장에 문제가 발생, 한조파트너스에서 차환이나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신세계건설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빌리브 에이센트'는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의 영향으로 주력 평형인 전용면적 84㎥에서 17실(84㎡A·C 15실·84㎡B·D 2실)이 미달됐다. 평균 경쟁률 또한 1.32대 1로 미분양만 겨우 면한 수준이다.

미분양 물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으나 애초 오피스텔 경쟁률에는 엄청난 허수가 껴있다. 청약통장, 청약가점, 거주지요건, 무주택요건 등 사실상 청약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서다. 이에 따라 계약 때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벌어졌을 개연성이 크다.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서울 마포구 일대에 공급했던 도시형생활주택 '빌리브 디에이블’의 경우 미분양 물량 없이 평균 2.44 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음에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인해 전체 물량의 90% 이상이 미계약된 전례가 있다.

   
▲ '빌리브 에이센트' 사업지 현장 전경. 중앙 메가박스 건물 양 옆과 뒤쪽으로 단지가 들어선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특히 한조파트너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수년간의 누적적자로 결손금이 자본금 및 자본잉여금을 모두 까먹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됨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회사였다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만큼 중대한 위기에 처해있다. 

분양 부진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종국에 신세계건설이 채무를 떠안게 된다면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7억584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1억1642만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말 이후 수익성이 지속해서 저하하고 있는 와중에 원자잿값 관리과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 관리마저 실패하면서 영업손실을 키웠다.

현금창출력이 쪼그라들면서 재무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현금이 유입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25억원에 불과했던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2857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건설의 이자 비용은 69억8174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8억12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9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순차입금비율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를 보유 현금으로 갚았을 때 남는 차입금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7.95%로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훨씬 많았는데 올해 상반기는 40.24%로 뛰었다.

자연히 이자보상배율이 1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채무상환능력이 극단적으로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리변동 등의 여러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우선 단기조건으로 약정 및 연장을 진행했다. 앞으로 다양한 상황을 고려, 채권자와 협의 통해 충분한 기간으로 채무보증 기간을 재연장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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