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일도 맞추고 정비·보수에도 힘써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여름 집중휴가 기간에도 조선소의 문은 닫히지 않는다. 휴가를 뒤로 미루고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 여름 집중휴가 기간에도 조선소는 정비와 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성동조선해양 홈페이지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13일까지, 대우조선해양은 9일까지, 삼성중공업은 7일까지 여름 집중휴가기간이다.

집중휴가제는 단체 휴무나 일부 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휴가 기간을 길게 정해 전 직원이 함께 쉬는 개념이다.

집중휴가제는 고온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여름에 휴가를 떠나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선택의 권리와 대체근무일 수 등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통상 집중휴가제는 7월중에 있는 하기휴가를 혹서기인 8월에 집중시킨다. 집중휴가제 기간에 조선소가 문을 닫고 근무자 모두가 휴가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거제에서 있었던 대우조선해양 외주 통근버스 사고도 지난 27일 부터 시작된 집중휴가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61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5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45인승 버스에는 정원을 훌쩍 넘긴 60여 명이 타고 있어서 사고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휴가도 반납하고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해 수습 상황과 향후 대책을 점검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주에 2만명이 출근했고 이번 주에 5000명 정도 출근한다”며 “지난주는 원청 인력의 휴가기간이고 이번 주부터 원청과 하청의 휴가기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가를 뒤로 미루고 남아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그 동안 업무 때문에 수리하지 못한 정비와 보수 쪽 인력들이다”며 “대부분의 조선소가 집중휴가 기간 동안 같은 업무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선주사와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휴가를 반납하는 경우도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집중휴가에도 공정별 최다 30%의 근로자들이 땀을 흘리며 업무에 몰두하고 있다.

이달 말에 7만t급 탱커 납기를 앞두고 있고 다음 달에 15만t급 탱커와 18만t급 탱커 납기를 맞춰야 한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납기일을 맞추는 것은 선주사와의 약속”이라며 “한마음으로 열심히 땀 흘리는 만큼 회사가 맞닥뜨린 어려움도 빨리 극복하고  경쟁력도 더욱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