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토종 항산화 유산균’ 치매 예방 가능성 확인
알츠하이머 주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뇌 속 침착 억제
발효유·치즈 등 상품화로 국내산 우유 소비 확대 기대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우유 속 항산화 유산균인 ‘락티카제이바실러스’가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발견한 우유 속 항산화 유산균이 알츠하이머의 대표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 되는 토종유산균을 상품화 한 모습./사진=미디어펜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하여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으로, 이 병의 발병 기전과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작은 단백질이 지나치게 만들어져 쌓이면서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핵심 기전으로 보고된 바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질환 초기에는 철의 누적과 산화 스트레스가 나타나는데, 산화환원 활성철의 농도 증가로 인해 뇌의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일단 안전성 논란을 겪은 기존 해외 치료제인 미국의 ‘아두헬름’ 등과는 달리, 토종 유산균은 오랜 기간 먹어도 몸에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보다 안전한 알츠하이머 예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했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항산화 유산균을 활용한 유제품 개발에 나섰다. 먼저, 우유에서 철 이온 결합능 등 항산화 활성이 높은 유산균을 선발하고, 경상국립대학교와 함께 알츠하이머 모델 동물에 급여해 효과를 구명했다. 알츠하이머 모델 쥐를 대상으로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집단과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선발 유산균, 선발 유산균을 첨가해 만든 유제품을 각각 3개월간 격일로 먹인 집단을 비교했는데,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집단은 뇌 조직에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침착됐고, 선발 유산균과 이를 함유한 유제품을 먹인 집단에서는 플라크 침착이 크게 줄었다.

특히 선발 유산균을 고농도(회당 균 100억개)로 먹였을 때, 먹이지 않은 집단보다 최대 41.7%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선발 유산균이 함유된 발효유와 치즈를 급여한 집단도 각각 31.9%와 36.2% 줄어 유제품도 플라크 침착 억제에 뛰어난 효과가 확인됐다.

효능을 확인한 유산균인 락티카제이바실러스(Lacticaseibacillus casei, KACC 92338)는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임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토종 유산균을 활용한다면 국내산 치즈 등 유제품의 소비 확대도 기대된다”며 “기술이전을 통해 축산식품제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해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아두헬름(Aduhelm)은 바이오젠(Biogen)사에서 아두카누맙을 주성분으로 개발한 뇌 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제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지난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조건부 승인 후 효능과 안전성 관련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