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 활동 본격 시작...1호안, 윤리위 징계 인사 '대사면'
당내 우려 "민심과 동떨어져"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처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수도권·여성·청년이 주축이 된 13인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혁신위)가 60일 간의 활동에 돌입했다. 혁신위는 27일 '1호 혁신안'으로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제시했다. 사면 대상에는 당윤리위원회(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인사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민심과 동떨어진 엉뚱한 혁신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23일 취임 일성으로 "그냥 한 단어로 정의하겠다.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27일 첫 회의에서도"우리 혁신의 철학은 희생, 통합과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첫 회를 열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 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삼자는 의견이 위원들의 대체적 의견"이라며 "당 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놓고 향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왼쪽)가 국민의힘 중앙당사 당대표실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대사면에 윤리위 징계 대상이 포함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종류 별로 봐야 하는데, 형사 범죄 연루돼서 기소됐다던지 그런 건 논의 대상에서 제외할 거다. 그렇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당대표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라며 "이 전 대표 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도 걸려 있는 상황이다. 당 내 대화합과 탕평을 위한 대사면 논의가 1호 안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도 그렇고, 이 전 대표도 만날 의사가 충분히 있다"라며 "당내 발전과 통합을 위해 만남을 회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1호 안건이 국민들 시각과 맞다고 보냐는 추가 질문에는 "당원 입장에서 당 내 대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위원들 생각이 많았다"라며 "대탕평, 대통합 이게 위원들 전체 의견인,  1호 안건은 우선 당내 화합을 선정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민심과 동떨어진 혁신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본래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2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1호 개혁안은 국민들이 원하는 걸 해야지, 민심과 동떨어진 엉뚱한 혁신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민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는 정책 제안이 먼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1호안이 우리 선거를 치르기 위한 내용이 먼저 나오면 안되는 거다. 혁신위가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처럼 가면 (결과는) 뻔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사면을 해준다고 말은 좋은데, 윤리위가 했던 결정에 대해 혁신위가 또 다른 결정은 하는 건 우리 부정이나 마찬가지"라며 "사면의 취지도 죄를 줄여 준다는 얘기인지, 공천을 준다는 얘기인지 모호하지 않나. 당이 희화화 되는 것 같다. 이런 방식은 통합이 아니다"라고 쓴 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혁신위가 만들어진 이유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때문인데 그걸 잊은 것 같다"라며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살아 움직이는 당이 되고, 대통령실이 아니라 당이 주도적으로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혁신위가 그런 것에 충실해서 일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 시킨다"라며 "저는 이런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시라"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