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늘면서 HBM 수요도 증가
메모리 업체, HBM 5세대 개발 완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의 개발을 완료하고 샘플 공급을 시작하며 양산준비에 돌입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BM은 D램을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한 것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HBM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 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가장 먼저 HBM 시장을 개척한 업체는 SK하이닉스다. 이 회사는 HBM3E 개발에 성공한 후 검증 절차를 위해 고객사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HBM은 1세대 HBM에 이어 2세대 HBM2, 3세대 HBM2E, 4세대 HBM3, 5세대 HBM3E, 6세대 HBM4 순으로 이어진다. 현재는 4세대인 HBM3 제품이 양산되고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E는 초당 최대 1.15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는 풀HD급 영화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인공지능용 메모리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사에 HBM3E 샘플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메모리 테크 데이’ 행사에서 초고성능 HBM3E D램 ‘샤인볼트’를 선보인 바 있다. 샤인볼트는 용량이 전작의 1.5배 수준으로, 초당 최대 1.2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전력 효율은 10% 향상됐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도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현재 마이크론은 5세대급인 HBM3 젠2 메모리를 개발해 고객사 샘플 검증에 들어갔다. 

HBM3E에 대한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도 치열한 상황이다.

먼저 SK하이닉스는 HBM 제조 과정에 활용되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HBM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TSV 투자가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시설투자는 올해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TSV 공정 없이 제작할 수 있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 DDR5 D램 개발을 발표했다. 이는 TSV 공정을 HBM에 집중해 HBM 캐파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HBM을 주문한 고객사에 맞춤형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황상준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은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HBM과 함께 첨단 패키지 솔루션을 포함한 첨단 맞춤형 턴키 패키징 서비스도 제공해 인공지능·고성능컴퓨팅 시대에 최고의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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