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규모 '공매도 특별조사단' 꾸리기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시켜 관련 사항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시켜 관련 사항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대상으로 2021년 5월 공매도 부분재개 이후 거래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선다고 31일 예고했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시장불신이 이어지자 특별조사단을 출범시킨 것이다.

지금까지의 불법 공매도 조사가 종목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조사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특정기간 공매도 거래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조사 대상 IB는 10개 내외에서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고 알렸다.

금감원은 최근 BNP파리바, HSBC 등 글로벌 IB가 조직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을 적발해 냈다. 이후 공매도에 대한 시장의 비판이 더욱 거세졌고, 글로벌 IB 전수조사 필요성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글로벌 IB의 관행적 불법 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가 발붙일 수 없도록 발본색원하는 한편, 공매도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글로벌 IB의 자체 시스템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사항에 따르면 금감원은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조사 과정에서 공매도 거래의 실질 투자 주체인 최종 투자자의 공매도 악용 개연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악재성 정보가 공개되기 전 대량 공매도가 일어나거나, 주가 하락 목적의 시세 조종성 공매도 혐의가 포착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IB는 중개 역할만 담당해 주가 변동에 대한 손익을 가져가지 않는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악재가 있는데 공매도가 나왔거나 주가 하락이 공매도 때문이라는 점이 발견되면 최종 투자자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금감원은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 받는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도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결정했다. 홍콩 금융당국 등 외국 감독당국과 공조를 통해 국제조사를 실시하고, 해외 소재 외국계 IB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사전 예방 노력도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금감원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불법 공매도 조사를 위해 내달 6일 공매도 특별조사단도 신설키로 했다. 기존 8명 규모의 팀 단위 조직을 20명 규모의 부서 단위로 확대해 글로벌 IB 조사와 여타 공매도 사건을 분담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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