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과 잘 싸우고도 비겨 내년 파리올림픽행이 좌절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일 중국 푸젠성의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후반 17분 심서연(수원FC)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33분 중국의 왕샨샨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 심서연(맨 오른쪽)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이로써 한국은 1승2무, 승점 5가 돼 조 2위로 탈락했다. 북한이 이날 태국을 7-0으로 대파하고 승점 7(2승1무)로 조 1위를 차지, 4강에 진출해 파리올림픽 본선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중국은 승점 4(1승1무1패)로 조 3위, 3전 전패를 당한 태국은 승점 없이 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은 총 12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위 3팀과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한국은 3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지만 승점 5에 그쳤고 A조 2위 필리핀과 C조 2위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6)에 뒤져, 2위팀 가운데 1장이 주어지는 4강행 티켓도 놓쳤다. 중국, 북한과 한 조로 묶이는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한 것이 조 2위 탈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사실 한국은 FIFA 랭킹도 중국보다 낮고(한국 20위, 중국 15위) 역대 상대 전젹에서도 압도적으로 뒤져(이날 경기 결과 5승8무28패)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더군다나 중국 홈에서 열려 중국은 열성적인 관중들의 응원까지 받았다.

그래도 한국 선수들은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북한이 태국을 7골 차로 이겼기 때문에 한국은 중국에 한 골 차로만 이겨도 조 1위로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이 1차전에서 태국을 10-1, 9골 차로 이겨뒀기 때문이다.

전반 중국이 우세한 경기를 펼치기는 했지만 한국은 끈끈한 수비로 버티며 역습을 노렸다. 두 팀 다 한 번씩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전반 21분 중국의 우리구물라가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돼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케이시 유진 페어의 전진패스를 받은 지소연이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골대 맞고 나가 탄식을 자아냈다.

0-0으로 후반을 맞았고, 후반 17분 한국이 리드를 잡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문전으로 보낸 볼을 심서연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선제골을 뽑아냈다. 심서연은 A매치 87경기 출전 만에 첫 골을 터뜨려 한국에 귀중한 리드를 안겼다.

이제 한국은 리드를 지키기만 하면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33분 중국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중국도 프리킥에서 문전으로 넘어온 볼을 쇄도해 들어간 왕샨샨이 헤더로 골을 터뜨려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한국과 중국은 승리를 위해 맹렬하게 맞붙었지만 추가 득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서 동반 탈락의 운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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