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평가손실 4300억원 규모 추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가조작 사태에 휘말린 영풍제지 주가가 무려 7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고가권 대비 10분의1 토막이 났다. 주가변동폭이 ±30%로 변경된 이후 최장 기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인 이날 하한가는 풀렸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평가손실은 4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 주가조작 사태에 휘말린 영풍제지 주가가 무려 7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고가권 대비 10분의1 토막이 났다. /사진=김상문 기자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던 영풍제지 주가가 이날 개장부터 더 이상의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다. 이날 오전 9시 영풍제지 주가는 전일 대비 5.24% 하락한 3800원에 개장했다. 만약 이날까지 하한가를 기록했다면 주가는 2,810원까지 떨어졌어야 하지만, -5%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오전 10시20분경 4,680원까지 치솟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이날 저점에서 영풍제지 주식을 매수했다면 순간적으로 20% 넘는 시세차익을 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단타 매수세력이 이 종목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35분 현재까지의 거래대금은 물경 7,8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주가조작 의심 세력에 의해 거래대금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던 때와 비교해도 2배 정도의 거래대금이 하루에 터졌다. 영풍제지의 현시점 시가총액이 1,8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자기 몸집의 4배 수준 거래대금이 터진 셈이다.

무려 7거래일 간의 연속 하한가를 영풍제지 주가를 천당에서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지난 9월 최고 5만4,2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그 1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약 1년 전의 주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상‧하한가 폭이 ±30%로 변경된 2015년 6월 이후 7연속 하한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의 여파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손실은 보게 생긴 곳은 다름 아닌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주식을 보유한 키움 고객들의 계좌에서 반기 순이익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밝히면서 파문을 만들었다. 지난 26일 거래재개 이후 매일매일 하한가로 반대매매 주문을 넣고 있지만 7연속 하한가로 인해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평가손실을 약 43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키움증권이 신용거래를 내줬다가 받지 못한 미수금 4943억원의 87%에 달하는 규모다. 

영풍제지 최대주주인 대양금속의 보유지분에 대한 반대매매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 지분을 담보로 잡고 대양금속에 대출을 해준 대구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업계 여파는 앞으로 계속 주목을 해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다만 이날 영풍제지 하한가가 풀린 것으로 보듯 주가가 하락 일변도로 움직이는 상황은 일단락 됐을 가능성이 있다. 우 연구원은 "신용융자가 크게 유입되기 전의 영풍제지 주가 수준이 300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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