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지적장애 알고 범행…죄책 무거워"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강원 원주시 일대에서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구직 면접 등을 빌미 삼아 성폭행을 저질렀던 가해자들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 춘천지방법원 전경./사진=춘천지법 홈페이지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장애인 준강간)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 및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원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2월 모텔 구인 광고 글을 보고 연락이 된 지적 장애인 B씨를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뒤 채용을 도와줄 것처럼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의 구직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모텔 방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간음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 진술 주요 부분에 신빙성이 높고 B씨의 지적장애로 항거 곤란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면접 등을 핑계로 범행한 점으로 볼 때 죄책이 무겁고 죄질도 나쁘다"며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 진술 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죄책을 면하려고만 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A씨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확인됐다. A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50대 제빵업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불구속기소된 1명은 강릉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올해 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사망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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