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 주말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방안 논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종노릇과 독과점 등의 표현을 동원해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종노릇과 독과점 등의 표현을 동원해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는 주말 내 소상공인·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 확대 방안을 위한 회의를 이어가며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주사들이 상생금융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윤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강하게 질타한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다. 일정 기간 동안 약 11만명이 납부한 이자를 665억원 규모의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겠다는 방안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다음 달부터 서민금융 공급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발표한 방안 이외에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타 금융지주들도 조만간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은행권 상생금융 패키지와 사회공헌 내용 등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 간담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은행권을 겨냥한 작심발언에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상생금융 지원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고금리 상황은 주요국의 통화긴축 등의 영향으로 은행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인데,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금리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식의 질타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고금리 상황은 은행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통화 긴축 등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독과점 역시 은행의 인허가권을 가진 정부가 은행의 수를 관리하고 조절하고 있는데 마치 어려운 시기에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민생현장을 방문해 듣고 온 내용을 소개하며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 은행의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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