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시청서 15분간 회동...홍 "듣보잡 설쳐서 당 개판" 인 "도와 달라"
홍 "이준석 지금 돌아오면 배알도 없는 놈 돼...신당 만들면 김기현 먹잇감"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를 방문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났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이용해먹는 세력들이 문제가 크다"라며 "혁신위에서 정리해 달라"라고 당부했고, 인 위원장은 "명심하겠다"며 "도와 달라"라고 손을 내밀었다. 

인 위원장과 홍 시장과 이날 오전 대구시청 접견실에서 만나 약 15분간 공개 회담을 가졌다. 

홍 시장은 이자리에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 못하면 식물 정권이 된다"며 당 혁신과 관련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홍 시장은 "(당에) 문제가 생기면 중진들이 역할을 조정하고 여야가 타협하고 조정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윤 대통령이 들어오고 난 뒤에 당 위계질서가 무너졌다. 당에 허리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2023.11.8./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듣보잡들(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들)이 나서서 중진들 군기를 잡는다. 초선도 설치고, 원외도 설친다"며 "대통령과 거리가 가깝다고 설치는 바람에 당 위계질서도 해치고, 당이 개판이 됐다. 이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얼마나 많은 듣보잡들이 나서서 조리돌림을 했느냐. 그런 식으로 모욕을 줬는데 이준석이 지금 돌아오겠냐. 돌아오면 배알도 없는 놈이 되지"라며 "그런 사태를 만든 게 당 지도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체제에서 비례대표 정당만 창당해도 10석 가까이 차지할 수 있는데 뭐 하려고 이준석이 지역구 나가겠다고 목매달겠나"라며 "이준석이 신당 만들면 김기현 대표(는) 먹잇감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홍 시장이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홍 시장은 "총선에 일체 관여하지 말라고 일련의 조치를 취했는데 지금 와서 총선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라며 "듣보잡 때문에 싫다. 설치는 애들은 내년에 자동 정리될 것"이라고 답했다. 

홍 시장은 혁신위 활동과 관련해서도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으면 인 박사가 이야기한 대로 해줘야 한다"며 "그걸 해주느니 마느니 논의하는 자체가 저질러 놓은 것을 적당히 수습 한번 해보라고 하고 수습 못 하면 혁신위에 덮어씌우려는 얄팍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당 안에서 우리가 대통령의 얼굴이고 당의 얼굴인 우리가 책임감 있게 똑바로 해야 한다는 아픈 처방을 내렸다"라며 "지금은 좀 기다리고 있다"라고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홍 시장은 "지금 박사님 만나는 게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홍 시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당 지도부·중진·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에 대해 "혁신위가 주장하는 대로 들어주는 게 맞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재학생들과 간담회를 열고 3호 혁신안의 주요 키워드로 '청년'을 제시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젊고 머리 좋은 위원들과 오늘, 내일 회의를 마친 다음 세 번째, 네 번째 혁신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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