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지킬앤하이드…그것이 알고 싶다  '인분교수' 악마의 눈물?

[미디어펜=임창규 기자] 검은 비닐 봉지로 싸인 얼굴위로 무언가가 뿌려졌다. 순간 타는 듯한 고통에 비명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참아야만 했다. 이보다 더한 모욕과 폭행을 지금껏 참아냈던 이유도 단 하나였다. 자신을 믿고 지금껏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오직 자식 하나만을 믿고 살아오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그는 교수가 돼야 했다. 이 고통쯤은 참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자신도 잘 몰랐다. 피부가 타 들어가고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지금 30살인 나의 오랜 꿈은 교수였다. 나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켜 주신 교수님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교수님이 얼마나 인맥이 넓고 힘을 가졌는가를 말이다. 교수님 눈밖에 나면 나의 꿈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교수님은 나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학회 사무국에까지 취업을 시켜 주셨다. 고마운 분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세월이 흘렀다. 교수님이 나를 영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수님은 나보다 후배인 김모씨(29)와 정모씨(26·여)를 더 아끼는 것 같다.

   
▲ 한국판 지킬앤하이드…'그것이 알고 싶다' 인분교수 악마의 눈물?/사진=MBN 캡처

나는 2010년부터 교수님 밑에서 일을 해 왔다. 그전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나에게 그 끔찍한 악몽같은 일이 시작된 건 2013년 3월 어느날부터였다.

교수의 꿈을 키우면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해도 내 일처럼 하면 정들었던 평범한 사무실. 그곳이 지옥 같은 고문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2년 남짓 내가 그곳에서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억울함도 억울함이지만 왜 당당히 맞서지 못했던가에 대한 자괴심이 먼저 일었다. 누구를 탓할까? 난 그냥 능력 있고 존경하는 교수님 밑에서 꿈을 키우던 한 청년에 불과했다. 그런데 왜 나에게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까? 왜 하필 나에게….

2년 남짓 그 감옥보다 더한 사무실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막히고 숨이 가파온다. 어느 날 난 그곳에서 야구방망이로 맞아 걸레처럼 너덜해진 피 흐르는 다리를 이끌고 병원을 향했다.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해야만 했다. 처음 맞은 건 아니지만 상처보다 가슴이 더 쓰려왔다. 난 그곳에서 폭행에 가담한 후배들의 소변과 인분까지 수십차례 먹기도 했다. 오직 그 같은 모욕을 참아냈던 건 나를 믿는 부모님과 나의 꿈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것이 그들에게 더욱 악마 같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는 걸 그땐 미쳐 몰랐다. 나의 어리석음이었다.

   
▲ 가면속 '인분교수' 실체…'그것이 알고 싶다'도 놀란 진실은?/사진=MBN 캡처

그들은 인성을 잃은 악마였다. 가혹 행위는 점점 수위가 높아졌고 나는 몸과 마음도 모두 망신창이가 됐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됐을까? 숱한 회의에 아파트 옥상과 마포대교를 찾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없어지면 또 다른 대상을 찾아 악행을 되풀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의 꿈도 부모님의 기대도 무너졌지만 또 다른 나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난 그들의 악행을 세상에 고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글은 상황을 재현한 것으로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면속에 감춰진 현대판 ‘지킬앤하이드’로 불리며 충격을 주었던 ‘인분 교수’편이 방송된다. 제자를 위해 눈물을 보이는 마음씨  따뜻한 천사의 얼굴을 한 스승. 도망가면 아킬레스건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한 악마의 얼굴을 한 인분교수. 무엇이 진실일까?

한 청년의 꿈과 인생을 철저하게 짓밟은 가면속의 숨겨진 인분교수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제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살이 탈 정도로 가스를 뿌리고 전기충격기마저 사용하려했던 교수.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충격적인 고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판 ‘지킬앤하이드’라고 불리는 인분교수. 제자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도 떳떳하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부모님과 통화해서는 제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스승의 마음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린다. 가면속에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두 얼굴로 살아 온 장 교수. 그의 악마 같은 수업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됐고 피해자는 얼마나 되는 걸까?

8일 오후 11시10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가면속에 숨겨진 인분교수의 진실을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