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양산차 기반 자율주행 경기
건국대팀, 27분 25초를 기록해 '1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고속으로 서킷을 달리는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레이싱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치열한 접전 끝에 건국대학교 '오토 KU-R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대회인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리얼 트랙(실차 개발 부문) 본선 대회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했다. 본래 본선에 진출한 5개 대학 6개 팀이 모두 주행할 예정이었지만 예비주행평가 결과에 따라 건국대 AutoKU-R, 인하대 AIM, 카이스트 EureCar-R 등 3개 팀만이 최종 주행 평가에 참가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학생들의 기술 연구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자율주행 챌린지'를 개최해 왔다. 이 대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올해 자율주행 챌린지는 세계 최초로 양산차 기반의 서킷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로 개최된 점이 특징이다.

   
▲ 건국대 AutoKU-R팀의 자율주행차./사진=김연지 기자


실제 레이싱 경기와 같이 3대의 자율주행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2.7km의 용인 스피드웨이 좌측 코스 총 10바퀴를 돌며 누가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는 지를 겨루는 만큼, 기존 자율주행 챌린지에 비해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졌다. 예선전을 통해 랩타임이 빠른 순서대로 참가 차량의 출발선상 위치를 배정하는 등 실제 레이싱 대회의 규정을 똑같이 적용한 점도 흥미롭다.

다수 차량의 동시 고속 자율주행이라는 전례 없는 대회인 만큼 모든 참가 차량은 서킷에 오르기 전 자율주행 기본 성능을 점검하는 별도 절차를 거쳤다. 장애물 회피 및 주차 위치 준수 시나리오 등을 완벽하게 수행한 차량만이 최종 참가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날 경주에서는 3대 차량의 박진감 넘치는 명장면들이 연출됐다. 차량이 추월을 시도할 때면 관람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등 실제 레이싱 대회를 방불케 했다. 

각 차량은 아이오닉 5의 최고 속도인 시속 180km 이상까지 달릴 수 있으나 네 번째 랩까지는 속도 제한(시속 100km 이하)이 있어 이를 준수해야 했다. 설정된 제한속도를 초과하거나 추월 규정, 주차 규정을 위반한 차량은 총 주행시간에 페널티가 주어진다. 또 정해진 코스를 이탈하는 차량은 실격 처리된다.

이날 건국대 AutoKU-R팀은 27분 25초를 기록,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카이스트 EureCar-R팀이 29분 31초로 기록으로 2등을 차지했다. 인하대 AIM팀은 경로 이탈으로 실격 처리됐다.

1등 차량이 먼저 정지선에 맞춰 주행을 마쳤고, 2등 차량은 한 바퀴를 더 돌아 1등 차량과 충돌하지 않고 정지선에 멈춰서야 했다. 아슬아슬하게 1등 차량의 옆에 2등 차량이 멈춰서자 현장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리얼 트랙(실차 개발 부문) 본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국대 AutoKU-R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우승을 차지한 건국대 AutoKU-R팀 석지원 씨는 "연습 때는 실제로 사고가 나기도 했었는데 보완을 거쳐 본선에서 큰 사고 없이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로 자율주행차의 한계영역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계영역에서는 차가 옆으로도 갈 수 있다"며 "높은 속도에서 제어나 인지 부분의 센서 데이터의 일그러짐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됐다. 이런 부분을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위를 차지한 건국대 AutoKU-R팀에게는 상금 1억 원과 함께 미국 견학 기회가 제공됐다.  2등 팀에게는 상금 3000만 원과 싱가포르 견학 기회가, 3등팀에게는 상금 1000만 원이 주어졌다. 1~3위 수상팀에게는 추후 서류 전형 면제 등 채용 특전이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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