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펼쳐진 '코리안 더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나란히 침묵했다. 토트넘은 울버햄튼에 역전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11일 밤(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EPL 12라운드 울버햄튼과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앞선 첼시와 10라운드에서 1-4로 패한 데 이어 연패에 빠졌다. 승점 26(8승2무2패)에 그대로 머문 토트넘은 아스날(승점 27)에 추월당해 3위로 떨어졌다. 아직 11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리버풀(승점 24)이 승리할 경우 토트넘은 4위까지 하락할 수 있다.

울버햄튼은 승점 3점을 보태 승점 15(4승3무5패)가 되며 11위로 올라섰다.

   
▲ 황희찬(왼쪽)과 손흥민이 맞대결을 마친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손흥민과 황희찬은 선발 출전해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각각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둘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리그 8골, 황희찬은 6골을 기록 중인데 둘 다 득점 추가는 없었다.

토트넘은 전력 누수가 심해 이날 선발진 꾸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첼시전에서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 더 펜이 부상 당해 이탈했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는 퇴장 당해 출전할 수 없었다. 손흥민이 공격의 중심이 돼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 등과 공격을 이끌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토트넘이 리드를 잡았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쿨루셉스키가 재치있는 뒷발 패스로 페드로 포로에게 볼을 연결해줬다. 포로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보냈고 존슨이 선제골로 마무리했다. 존슨은 리그 데뷔골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 전반 토트넘 존슨의 선제골이 터지자 손흥민(오른쪽) 등 동료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반격에 나선 울버햄튼이 몰아붙였지만 전반은 그대로 토트넘의 1-0 리드로 끝났다. 울버햄튼으로서는 전반 32분 마리오 레미나의 결정적 슛이 토트넘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의 슈퍼 세이브에 막힌 것이 아쉬웠다.

후반 9분 황희찬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코너킥 후 혼전 상황에서 주앙 고메스가 때린 슛이 굴절돼 황희찬 쪽으로 향했다. 황희찬이 논스톱 슛을 쐈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토트넘의 추가골이 나오지 않고, 울버햄튼도 만회를 못하자 두 팀은 선수 교체를 잇따라 해가며 공방을 이어갔다. 후반 43분 손흥민이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슛 타이밍이 한 템포 늦어 수비에게 걸렸고, 이어진 지오바니 로 셀소의 강력한 슛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후반 45분이 끝나고 추가시간으로 돌입한 뒤 울버햄튼이 매서운 공격으로 동점, 역전골을 잇따라 터뜨리며 토트넘을 무너뜨렸다. 

   
▲ 황희찬이 토트넘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울버햄튼은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사진=울버햄튼 홈페이지


추가시간 1분께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이 보낸 공을 쿠냐가 문전으로 띄위보냈다. 이 볼을 파블로 사라비아가 절묘한 컨트롤 후 왼발슛을 때려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에는 역습 기회에서 사라비아가 문전으로 내준 땅볼 크로스를 쇄도해 들어간 레미나가 발을 갖다대 방향을 바꾼 것이 토트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극장골을 2골이나 터뜨린 울버햄튼이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황희찬은 동료들과 함께 웃었고,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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