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 선수들도 울고, 팬들도 울었다. 29년의 기다림은 길었지만, 그 세월만큼 감동은 깊고 강렬했다. LG가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LG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 패배 후 2∼5차전을 내리 이겨 종합 전적 4승 1패로 KT를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LG가 우승을 확정한 순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한데 어울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만에 이룬 통산 세 번째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통합 우승에도 성공했다.

KT는 2021년 통합 우승 이후 2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LG의 기세에 눌려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2차전부터 불붙기 시작한 LG 타선의 집중력이 위력을 발휘하며 시리즈 승부를 5차전에서 끝냈다.

KT가 1회초 김상수의 안타에 이은 상대 실책과 폭투, 박병호의 볼넷으로 2사 1, 3루 기회를 잡고도 장성우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LG도 2회말 오스틴과 문보경의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으나 박동원이 병살타를 쳐 역시 선취점올 올릴 기회를 날렸다.

초반 나란히 아쉬운 기회를 놓쳤던 두 팀이지만 LG 타선의 집중력이 위력을 발휘했다. 3회말 선두타자 문성주의 안타에 이은 신재민의 볼넷, 홍창기의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엮었다. 여기서 박해민이 KT 선발투수 고영표로부터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선제 2타점 적시타를 친 박해민은 기습적으로 3루 도루에 성공했고,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KT 1루수 박병호가 포구 실책을 하는 사이 홈을 밟아 3-0을 만들었다.

   
▲ 박해민이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박해민은 4회초 환상적인 수비로 실점도 막았다. KT가 문상철의 안타와 박경수의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된 다음 대타로 나선 김민혁이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까다로운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 다이빙하며 글러브에 담아 이닝을 끝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KT가 5회초 한 점을 만회했다. 배정대, 김상수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 LG 선발투수 켈리가 폭투를 범해 배정대가 홈을 밟았다.

3-1로 쫓기자 LG가 돌아선 5회말 2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홍창기의 투수 강습 안타, 박해민의 우전안타와 도루로 무사 2, 3루가 되자 KT는 선발 고영표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이상동을 구원 등판시켰다. 소용 없었다. 김현수가 이상동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때려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하며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미 LG 쪽으로 분위기는 넘어왔고, 6회말 문보경의 2루타와 문성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아 쐐기를 박았다. 6-1로 달아난 LG를 KT가 추격하기는 힘들었다.

LG는 선발투수 켈리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한 후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리드 지키기에 나섰다. 두번째 투수 유영찬이 1⅔이닝을 소화하면서 7회초  폭투로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어 등판한 함덕주가 8회까지 깔끔하게 막아냈다.

   
▲ LG가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6-2로 4점 앞선 상황에서 9회초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등판해 삼자범퇴로 우승 확정 승리를 지켜냈다. 고우석이 2사 후 마지막 타자 배정대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는 순간, LG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눈물을 흘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LG 팬들도 환호와 눈물로 함께 감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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