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고강도 개혁을 예고한 박민 신임 KBS 사장이 전 사장 시절 불공정 편파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뉴스9)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 당국의 수사로 관련자가 기소됐다"며 "장자연 씨 사망과 관련해 윤지오 씨를 출연시켰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의 '생태탕'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TV와 라디오에서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팩트 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오보를 내면 사과할 것이며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며 "불공정 논란이 일면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보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 백서를 발간하겠다"며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KBS


KBS의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경영상 어려움도 언급했다. 박 사장은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올해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과거 IMF나 금융 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제작비 낭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면서 "제작진의 능력과 무관한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능력 있고 검증된 연출자들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저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의 30%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할 것이며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기둥 뒤 직원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 법조언론인클럽 회장과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박민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 9일까지다.

박 사장은 전날(13일)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언급하며 KBS의 고강도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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