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이어 SPC 파리바게뜨도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유통·식품업계가 원재료 등 각종 제반비용 상승으로 비용부담에 시달리면서 ‘희망퇴직’을 연달아 단행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주부터 1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 파리바게뜨 로고/사진=SPC 제공


파리바게뜨와 라그릴리아·쉐이크쉑·파스쿠찌·잠바주스·리나스·피그인더가든 등 14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1년6개월 치의 급여와 1년 치 학자금이 지원된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은 해마다 줄고 있다. 최근 3개년 파리크라상 영업이익은 2020년 347억 원, 2021년 334억 원, 2022년 188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파리바게뜨의 경우 2018년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면서 인건비가 상승했다. 밀가루·우유·설탕 등 핵심 원재료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SPC 측은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하는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매일유업도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저출산 등으로 우유·분유 등 유제품 소비량이 줄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희망퇴직자는 법정 퇴직금 이외에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통상임금 18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홈쇼핑 업계는 전체적인 TV 시청 인구가 감소한데다 송출수수료(홈쇼핑이 유료방송에 채널을 공급하면서 내는 비용)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롯데홈쇼핑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연수 5년 이상, 45세 이상 직원으로 했다. 해당자에게는 24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며, 별도로 재취업지원 및 학자금을 지원한다.

롯데홈쇼핑 올해 2분기 매출은 2310억 원,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2%, 92.8% 줄었다. 새벽방송 중단 여파까지 더해지며 실적이 악화했다. 3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매출 2190억 원을 기록했다. 또 7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앞서 남양유업·오비맥주, 푸르밀, 하이트진로, 롯데하이마트 등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남양유업은 장기 적자에 경영권 매각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1964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연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창사 이래 최초로 대리급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희망퇴직 대상 직원은 전체의 약 15%인 160여명이다.

같은 달 롯데하이마트도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또는 만 50세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작업이 이어지면서 롯데하이마트는 올 3분기 영업이익 362억 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차 1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다만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직의 리빌딩을 위한 자율적 희망퇴직으로, 근속연수가 긴 직원들에게 보상을 하고, 신규 채용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해진 목표 인원 없이 진행했고 희망자가 많아 조기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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