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처남과 매부가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진귀한 일이 벌어질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25·LG 트윈스)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14일 이정후,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오늘 '해당 선수는 각각 키움과 LG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는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 구단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아야 입단을 위한 공식 접촉이 가능하다. 한국 선수 영입을 원하는 해외 구단의 사전 작업에 해당하며, 신분조회 요청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입 제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정후와 고우석애 관심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 요청을 한 이정후(왼쪽)와 고우석. 둘은 절친이면서 처남-매부 사이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LG 트윊스


특히 이정후와 고우석은 '친척'이어서 둘에 대해 신분조회 요청이 동시에 들어왔다는 것은 더욱 흥미롭다. 동갑내기인 둘은 절친이기도 하고, 이정후의 여동생과 고우석이 지난 1월 결혼해 둘은 처남-매부 사이가 됐다.

이정후는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지난해 시즌 후 해외 진출 자격이 생기는 2023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고, 소속팀 키움 구단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에 의해 이정후의 메이저리그행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FA 시장 문이 열리면서 이정후에 대한 미국 현지의 관심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볼 선수로 이정후를 언급했고, 계약 규모나 입단이 유력한 팀들에 대한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정후가 상당한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정후에 대해 메이저리그 팀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현역 KBO리그 최고 타자이기 때문이다. 2017년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정후는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MVP를 수상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는 탓에 8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타격 성적도 타율 0.318, 6홈런, 45타점으로 예년보다 못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해 건강해진 이정후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며 조만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전망이다.

고우석은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등 해외 진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갖고 있으며,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프로 입단 7번째 시즌을 마쳐 해외진출 자격을 갖췄다.

프로 3년차인 2019년부터 LG의 마무리투수로 자리잡아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구원투수로서 메이저리그 팀들이 눈여겨볼 만한 자질이 있다.

고우석은 통산 354경기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다소 부진한 편이었지만 LG의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난 13일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9회 마지막 투수로 LG의 승리와 우승을 결정지을 때 마운드를 지킨 투수도 고우석이었다.

이정후와 고우석이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해 처남과 매부가 함께 활약한다면 상당한 화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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