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비수도권 분양시장이 과열되면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에 따르면 과열된 대구·경북 지역의 분양 시장과 관련해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조감도. 8월 중 대구 수성지구에 공급된다.

대구와 부산 등 경북 지역의 월 평균 집값은 각각 0.8%와 0.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역의 주택담보대출액 증가율도 전국 평균의 약 2배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 조사결과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26.7(2010년 3월 100 기준)로 4년 전인 2011년 1월과 비교하면 58.5%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가 발표된 지난해 7월 이후에는 아파트 가격의 증가세가 더 가팔라져 1년 사이 11.5% 상승했다.

또 부산에 인접한 경남 김해 지역 아파트 값이 1년간 10.4% 오르는 등 일부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2014년 7월~2015년 7월) 전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5.3%를 크게 웃돈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책 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과 관련, 비수도권에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달리 DTI는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아파트 구입에만 적용된다.

반면 DTI 지방 도입 확대와 같은 명시적인 대출규제를 도입하려면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래 DTI 규제를 받았던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에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에서 특정 지역의 가계대출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도 "은행권 자율로 대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택시장이 과열된 일부 지역은 은행 스스로 대출을 신중히 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