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첫 판에서 힘겨웠지만 짜릿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번타자 노시환이 연장서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예선리그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3-2로 역전승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호주,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참가해 예선 풀리그를 벌여 상위 2개팀이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첫 번째 관문이었던 호주전을 승리로 통과해 결승행을 위한 좋은 출발을 했다. 한국은 17일 일본, 18일 대만과 맞붙는다.

   
▲ 16일 도쿄돔에서 2023 APBC가 개막돼 한국이 호주와 첫 경기를 치렀다. /사진=KBO 공식 SNS


국제대회 때마다 첫 경기에서 고전하곤 했던 한국이 이번에는 첫 경기를 잡아냈다는 것과 함께 호주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친 의미도 있다. 한국은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호주에 져 예선 탈락한 바 있다.

한국은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1루수)-문현빈(좌익수)-김도영(3루수)-나승엽(지명타자)-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로는 문동주가 나섰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문동주가 1회초 제구 난조로 볼넷 2개와 폭투로 2사 1, 3루로 몰린 뒤 클레이튼 캠벨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한국은 2회말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문현빈이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출루해 찬스를 열었다. 김도영이 땅볼로 아웃된 후 나승엽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김형준이 중전 적시타를 쳐 1-1로 균형을 되찾았다. 다만 김주원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의 역전 기회에서 김혜성, 최지훈이 연속 내야땅볼로 물러나 점수를 추가하지 못한 것은 불만이었다.

문동주가 안정을 찾아가며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잘 버텨줬다. 그 사이 한국 타선도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잔루만 쌓으며 동점 상황이 이어졌다. 

6회초 한국이 다시 호주에 리드를 빼앗겼다. 선두타자 알렉스 홀이 문동주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문동주의 공이 높게 들어온 것을 홀이 제대로 받아쳤다.

문동주는 6회초 1사까지 5⅔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홈런 한 방을 맞고 1-2로 뒤진 상황에서 물러났다.

이후 한국은 불펜을 가동해 김영규(⅔이닝), 신민혁(0이닝), 최지민(⅔이닝), 최승용(1⅔이닝), 정해영(1⅓이닝)이 이어던지며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했다. 7회초 1사 만루, 9회초 1사 1, 2루 등 위기가 있었지만 어쨌든 결정타를 맞지 않고 실점없이 버텼다.

한국이 두번째 동점을 만든 것은 8회말. 선두 타자 김도영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타 박승규가 삼진, 김형준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 기회가 무산되는가 했지만 2사 3루에서 김주원이 빗맞아 내외야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를 쳐 동점을 뽑아냈다.

   
▲ 호주전에서 연장 끝내기 안타를 친 대표팀 4번타자 노시환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KBO 공식 SNS


9회까자 두 팀이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 승부치기로 넘어갔다. 무사에 주자를 1, 2루에 두고 시작된 10회초 호주 공격에서 정해영이 두 타자만으로 이닝을 끝냈다. 첫 타자 삼진에 이어 두번째 타자가 친 3루쪽 직선타를 3루수 김도영이 잡았다 떨어뜨렸지만 이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지 못했고, 김도영은 떨어진 공을 주워 침착하게 3루를 밟은 뒤 2루로 던져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이어진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노시환이 힘찬 스윙으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인 짜릿한 끝내기 안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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